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역시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습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2014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에 패하며 정상 등극에 실패했습니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8일 중국 중국 톈진(天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에 0-3(21-25, 21-25, 21-25)으로 완패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역대 상대전적에서 중국에 13승 70패(승률 0.157)로 밀리게 됐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날 결승전을 김연경(27·페네르바흐체)과 주팅(朱婷·21)이 '아시아 배구 여제' 자리를 두고 맞붙는 경기처럼 묘사했습니다. 14년 만에 이 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은 매 세트 중반까지 중국과 박빙 승부를 벌였지만 후반 번번이 흐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때마다 주팅이 불을 뿜었죠. 주팅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습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남지연(32·IBK기업은행)이 베스트 리베로상을 탔습니다.

이 감독은 "0-3이기는 하지만 높이를 앞세운 중국에게 나쁘지 않은 결과를 거둔 것 같다. 모든 포지션이 조금 더 분발해줬다면 좀더 좋은 경기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한국에 돌아가서 선수를 보강하고 견고한 팀워크를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전은 내년 일본에서 열립니다. 문제는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아시아 국가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이 대회 참가권을 주기로 제도를 바꿨다는 점. 그 전까지는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상위 3개 팀이 출전권을 얻는 방식이었습니다.

현재 한국 여자 대표팀은 세계랭킹 10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3위)과 일본(4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적입니다.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참가하기 때문에 태국(12위)까지 무난히 참가할 걸로 보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8월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합니다.

이번 대회 때 드러난 문제점도 그래서 제일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건 딱 하나. 김연경 의존도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당장 이번 대회 때도 김연경이 빠지면 팀워크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했습니다. 

사실 네임 밸류만 놓고 보면 주팅은 아직 김연경하고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표팀에서는 김연경을 받쳐줄 만한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오히려 주팅이 과대평가 받는 분위기. 김연경은 결승전에서도 양 팀 최다인 22점을 기록했습니다. 주팅은 21점을 올렸고 말입니다.


좋든 싫든 IBK기업은행 콤비 김희진(24·사진 오른쪽) 박정아(22)가 대표팀에서도 제 몫을 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둘이 튼튼하게 허리 구실을 해줘야 이재영(19·흥국생명)도 살 수 있습니다. 김희진과 박정아 모두 "해를 거듭할수록 책임감이 커진다"고 하는데 정말 코트 위에서 실력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두 선수는 결승전에서 나란히 8점을 올렸습니다.

또 이 감독이 "선수를 보강하겠다"고 밝힌 만큼 세터하고 리베로 자리도 선수 교체가 있으리라고 예상해 봅니다. 세터 쪽에서는 주전 이효희(35·도로공사)도 아쉬웠지만 한수지(26·전 인삼공사)는 워스트에 가까웠습니다. 남지연 역시 수상이 다소 부끄러운 수준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부상 중이기는 하지만 세터는 이다영(19·현대건설), 리베로는 김해란(31·로도공사)이라는 대안도 있습니다.

물론 이 대회 첫 우승을 못한 건 아쉬운 일이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이뤘습니다. 김연경이 전성기를 놓치기 전에 '대업'에 도전해야 하는 게 옳은 일.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좀더 촘촘한 대표팀을 기대해 봅니다. 어차피 남자 대표팀은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ㅡ,.-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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