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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호세가 떠났다. 그리고 그 자리를 멕시칸리그 출신 에두아르도 리오스가 채우게 됐다. 아마 리오스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겠지만, 롯데 팬들이 가진 기대치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부산의 영웅' 호세를 대신한 선수기 때문이다. 과연 에두아르도 리오스는 어떤 선수일까?

리오스의 성적은 GPA .318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멕시칸리그는 타자 친화적인 리그로 자자한 명성(?)을 얻고 있다. 실제로 어제까지 우리 리그 평균 GPA는 .241밖에 되지 않는데 비해 멕시칸리그 타자들은 평균 .272를 쳤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평균 .260 수준이다.


따라서 단지 멕시칸리그의 성적만 가지고 국내 무대에서의 성적을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 우리가 익히 이름을 알고 있는 타자들의 기록을 통해 비교를 시도해 보도록 하자.  이 다섯 타자 가운데 페레즈, 펠로우, 얀 등 세 선수는 롯데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공교롭게도 리오스의 기록은 롯데에서 활약한 바 있는 페레즈와 펠로우의 사이에 위치한다. 페레즈에 훨씬 근접한 성적을 보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타율에 의한 거품이 상당히 많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파워를 측정하는 ISO를 구해 보면, 리오스의 기록은 .197로 페레즈의 .307에 비해 뒤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만다.

한편, 펠로우는 국내 리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타율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모양새다. 그러나 그의 ISO 역시 .305로 리오스에 비해 뛰어난 파워를 자랑한다. IsoD 역시 펠로우(.128), 페레즈(.069), 리오스(.041) 순서다. 컨택 능력을 제외하자면, 리오스가 이 두 선수에 비해 나을 게 별로 없다는 의미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건 좌투수에게 극도로 약한 모습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362의 엄청난 GPA를 자랑하지만, 좌투수 앞에서는 .132로 작아진다. 선구안과 파워 모두 우타자를 상대로 했을 때와 너무도 차이가 난다. 그것도 우타자가 말이다.


장원삼, 류현진을 필두로 최근 각 팀엔 뛰어난 선발 투수가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은 물론, 좌완 불펜 역시 두터운 편이다. 따라서 우타자를 상대로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가 등판하는 진풍경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경우에 롯데 팬들은 깊은 한숨을 내쉴지도 모를 일이다.

한마디로 말해, 리오스는 컨택 능력이 뛰어난 배드볼 히터라고 보는 편이 옳을 것 같다. 프로필에는 내야 수비가 가능하다고 나와 있지만 그걸 그래도 받아들이는 야구팬이 과연 있을까? 물론 호세의 노쇠화와 박현승의 공백이 문제였던 건 사실이지만, 리오스가 그리 완벽한 대안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여러 정황상 결국 리오스와 가장 유사한 선수는 롯데에서 한 시즌 반 가량을 소화한 로베르토 페레즈다. 그가 국내에서 남긴 성적은 .314/.356/.478, 물론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특급 성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타율 지지자들에게는 칭찬받을 만한 성적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아마 리오스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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