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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에두아르도 리오스의 경우에서 본 것처럼 멕시칸 리그 타격 기록은 믿을 게 못 된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리오스는 멕시칸 리그에서 .358/.399/.555를 때려 내며 결코 나쁘지 않은 모습을 자랑했다.

이 때문에 그래도 타율은 높을 것이라는 게 첫 번째 평가였다. 하지만 변화구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초라하게 한국 무대를 떠났다. 최종 성적은 .231/.254/.328.

리오스가 퇴출된 이후 롯데 팬들 사이에선 카림 가르시아 영입설이 돌았다. 보스턴 팬들에겐 Karim Garcia? Who?로 유명했던 인물이고, 서재응을 살린 홈런 캐치를 선보인 선수이기도 했던 카림 가르시아.

하지만 롯데 구단의 선택은 로베르토 페레즈였다. 이미 국내 무대에서 .314/.356/.478의 기록을 남긴 그 페레즈 말이다. 롯데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우선 우리 나이로 40세의 고령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 복귀 이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4년에도 이미 노쇠화를 보였던 타자였다. 송구를 비롯한 수비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중론.

사실 시즌 중에 쓸만한 외국인 선수를 구해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LG가 옥스프링을 구해온 건 정말 이례적이고 칭찬받을 만한 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재 롯데의 팀 사정을 고려할 때 페레즈는 크게 신뢰가 가지 않는다.

페레즈는 멕시칸 리그에서 리오스와 거의 유사한 성적을 거뒀다. 차이라면 이미 국내 무대 검증을 거쳤다는 점. 그러니까 코스에 상관없는 컨택 능력은 이미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하자면 뚜렷이 장점이 없는 타자가 바로 페레즈다.

물론 타자에게 컨택 능력이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 롯데가 가장 목마른 건 바로 장타력. 이대호를 제외하면 이 팀엔 장타력을 갖췄다고 표현할 수 있는 타자가 전무하다.

'똑딱이'라면 박현승도 있고, 정보명도 있다. 또 다른 똑딱이가 과연 필요했을까? 최악은 아니라고 해도 확실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정이라는 뜻이다.

기왕 '용병 재활용'에 나설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브라이언 마이로우는 어땠을까?

물론 마이로우는 몸쪽 변화구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선수였다. 그래서 타율 .231을 남긴 채 쓸쓸하게 국내 무대를 떠나야했다.

하지만 그의 전체 타격 라인은 .231/.396/.457이었다. 낮은 타율이 거슬릴 뿐, 출루와 장타 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다. 게다가 퇴출이 결정되던 7월에는 .280/.455/.600을 때려내기도 했다.

사실 별로 부진하지도 않았거니와, 좀더 기다렸다면 확실히 더 좋은 성적을 냈을 확률이 높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마이로우는 현재까지 샌디에고 산하 AAA팀인 포틀랜드 비버스에서 .354/.434/.601을 때려내고 있다. 포틀랜드가 속해 있는 PCL 역시 타자 친화적인 리그이긴 하지만, 멕시칸 리그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리그 차이에도 페레즈의 기록은 .317/.369/.544밖에 되지 않는다. 거듭 말하지만 리오스의 멕시칸 리그 성적 역시 .358/.399/.555나 됐었다.

롯데의 '가을 야구'가 더더욱 힘들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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