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스포츠팬만큼 비교를 사랑하는 족속을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가 최고인가 하는 논쟁은 스포츠팬들의 끊이지 않는 술안주. 특히 기록의 스포츠라는 야구는 그 양상이 더욱 심한 편이다.

그래서 세상에 나온 도구가 바로 윈 쉐어(Win Shares, 이하 WS)다. WS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아버지 빌 제임스가 고안해 낸 메트릭으로, 한 선수가 팀 승리에 기여한 정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기본적으로 WS 계산에는 공격과 수비 그리고 주루에서 기록한 모든 수치가 반영된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WS는 선수가 팀의 승수에 기여한 정도에 3을 곱한 수치다. 예를 들어 A 선수의 WS가 9라고 해보자. 그럼 이 선수는 소속팀에 약 3승의 추가 승수를 안긴 셈이 된다. 선수들 사이에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산 결과에 3을 곱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번 시즌에는 과연 어떤 선수가 WS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았을까? 한번 각 포지션별로 베스트3를 뽑아보자. (외야수는 베스트5)


• 투수 ; 리오스(WS 24) - 류현진(19) - 오승환(18)

이번 시즌 MVP를 수상한 리오스는 확실히 이번 시즌 최고의 투수였다. 선발과 구원을 통틀어 확실히 그랬다. 하지만 과연 그가 리그 최고의 선수였을까? 뒤에서도 살펴보겠지만, WS는 아니라고 말한다.


• 포수 ; 박경완(WS 17) - 조인성(16) - 강민호(14)

SK 전력의 50%는 박경완의 몫이다. 이런 주장은 확실히 틀린 소리는 아니다. 사실 SK 선수들의 WS 분포는 상당히 고른 편이다. 하지만 흔들림 없는 버팀목 없이 한 시즌을 치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 주인공이 바로 박경완이었다.


• 1루수 ; 이대호(WS 30) - 김태균(20) - 최동수(16)

두 시즌 연속 MVP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이대호는 지난 시즌에도 RCAA에서 류현진의 RSAA를 앞지른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의 그 누구도 이대호보다 높은 WS를 기록하지 못한다. WS는 에이스 투수를 평가절하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직이 홈인 7위팀 타자의 성적 치고는 확실히 굉장한 기록이다.


• 2루수 ; 고영민(WS 21) - 이종렬(14) - 박현승(13)

확실히 이번 시즌 고영민은 자신의 포텐셜을 다시 한 번 우리에게 확인시켜줬다. 2익수로 대변되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말이다. 두산이 앞으로도 계속 강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이 바로 고영민이 아닐지? 그러니까 사회 생활 테크닉이 부족한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3루수 ; 김동주(WS 27) - 이현곤(19) - 정성훈(17)

하지만 두산은 여전히 김동주의 팀이었다. 그리고 만약 김동주가 어떤 식으로든 이번 오프시즌에 팀을 떠나게 된다면, 반드시 두산 프런트에서 고민해 봐야 할 내용임에 틀림없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김동주는 3루에 그냥 서 있는 것보다 확실히 뛰어난 수비수니까 말이다.


• 유격수 ; 정근우(WS 19) - 박진만(17) - 김민재(12)

세상엔 아무리 뛰어난 자질과 실력을 보여줬다고 해도 결코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선수가 있다. 그게 바로 정근우다.


• 외야수 ; 크루즈(23) - 이종욱(20) - 심정수(18) - 이택근(15) - 박재홍(15)

비록 시즌 막판에 부진했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지만 크루즈는 확실히 타석에서 데이비스의 빈자리를 느끼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종욱은 작년의 활약이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고, 심봉사 역시 홈런왕을 차지하며 눈을 떴다.


• 지명타자 ; 양준혁(25) - 브룸바(23) - 최준석(11)

나이를 잊은 양준혁의 동자공은 올해도 유효했다. 통산 2,000안타는 그에 따른 덤이라고 해야 할까? 만약 브룸바의 포지션이 지명타자로 결정된다면, 양신을 넘기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 이 정도라면 계속 결혼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당연한 일 아닐까? 아직 전제형 씨와 만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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