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최근의 마케팅 전략을 새울 때 가장 중요한 타깃(target)으로 생각하는 부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젊은 여성"이다. 예민한 감성과 왕성한 구매욕을 가진 젊은 여성들의 지갑을 여는 것, 여기에 바로 마케팅의 성패가 달린 것이다.

최근의 소비 패턴 역시 이런 트렌드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소위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성황을 이루고, 패밀리 레스토랑이 "커플 레스토랑"으로 변모된 것도 모두 젊은 여성층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부쩍 관중이 늘어난 데에도 여성 야구팬의 증가가 결정적 요인임을 숨기기는 어렵다. 한화의 김인식 감독 역시 어린이와 함께 여성 관객이 늘어야 야구가 발전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사실 프로야구는 원년부터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모토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중석으로 날아간 파울볼을 주변 아이에게 선물하는 것 역시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그 유명한 “아주라"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관중에 대한 배려는 아쉽게만 느껴진다. 지방 구장 화장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불편하지만 상대적으로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여자 화장실의 상태는 더욱 열악하다. 분명 야구장은 금연 구역임에도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역시 비흡연자, 특히 여성에게 불쾌하기는 마찬가지다.

파울볼 문제도 그렇다. 최근 한 지방 구장에서 임산부가 주운 파울볼이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임산부가 주운 파울볼을 어린 아이를 앞세운 한 관객이 '강탈'해 간 것이다. 말하자면 "아주라" 현상의 역효과인 셈이다.


어린이에게 파울볼을 선물하는 문화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잠재 고객 확보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선물 받은 야구공 하나가 어린 아이를 평생 야구팬으로 만드는 촉매제로 기능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기능이 뱃속의 아이에게는 적용되지 않을까?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어린 아이들만큼 젊은 여성 야구팬들에게도 야구는 생소한 장소다. 그리고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아이들과는 달리, 뛰어난 구매력을 갖춘 매력적인 잠재 고객이다. 그러니까 야구계 전체의 활성화를 꿈꾸는 마케터라면 반드시 공략해야만 하는 타깃이라는 이야기다.

"아주라"는 분명 바람직한 문화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다. 그리고 젊은 여성 고객을 공략하지 못하면 야구 산업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제 "니해라" 필요한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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