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스타 캐스터 세메(28·사진)가 일단 다시 자기 주종목인 여자 800m에 계속 출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AP 통신은 3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연방 재판소에서 '항소심이 끝내기 전 세메냐는 현 상태로 여성 경기에 출전할 권리가 있다'고 유권 해석을 내렸다"면서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앞으로 1년 이상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올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와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가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발단은 지난해 4월 IAAF에서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가 5 n㏖/ℓ이 넘는 선수는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여자부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기로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IAAF는 그러면서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많은 여성 선수는 대회 6개월 전부터 약물 처방을 통해 호르몬 수치를 낮추거나 남자 선수와 경쟁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IAAF에서 이 규정을 발표하자마자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한 세메냐를 타깃으로 한 규정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세메냐가 바로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많은 선수'에 해당했기 때문.


한번도 공개한 적은 없지만 많은 전문가가 세메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7~10 n㏖/ℓ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0.12~1.79, 남성은 7.7~29.4  n㏖/ℓ 사이로 나오는 게 일반적입니다.


세메냐는 당시 "나는 절대 (테스토스테론 생성 억제제) 처방을 받거나 복용하지 않을 것이고 육상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IAAF를 제소했습니다.



세메냐가 CAS에 'IAAF 새 정책 도입을 막아달라'고 소를 제기한 게 처음은 아닙니다. IAAF는 2015년에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정 기준 이상이면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고 세메냐는 CAS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당시 CAS는 '근거가 부족하고 (성)차별 논란이 있다'며 규칙 발효를 막았습니다. 


세메냐는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했겠지만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CAS는 지난달 1일 "IAAF에서 마련한 '테스토스테론 제한 규정'은 합리적"이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자 세메냐와 남아공육상경기연맹은 "모든 선수는 '본연의 모습(natural form)'으로 뛸 권리가 있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결론을 내는 건 합당하지 않다"며 같은 달 30일 스위스 연방 재판소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세메냐가 스위스 최고 법원에 항소한 건 CAS 본부가 스위스 로잔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스위스 연방 재판소에서 새 규정을 발효하는 게 옳은 일인지 아닌지에 대해 아직 판단을 내린 건 아닙니다. 그저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일단 원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해석을 내린 것뿐입니다. 세메냐는 "자유롭게 달리고 싶은 내 의지가 재판 결과에도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CAS 판결이 나온 뒤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받지 않는 3000m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다시 800m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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