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페니매니아 님께서 올려두신 데이터를 토대로, PER을 구해봤는데 이걸로 무얼할까 하다가 한번 뽑아 봤습니다. 바스켓볼 레퍼런스에서 사용하는 공식으로 계산했으며, 각 팀의 페이스와 리그 평균이 조정된 수치입니다. 그럼 갑니다.

NBA 올스타 선발에 있어 가장 말이 많은 선수는 토론토의 크리스 보쉬다. 뛰어난 개인 성적(PER 23.69, 전체 10위 · PF 5위 PER)에도 약체/비인기 팀에서 뛰고 있는 바람에 팬 투표는 물론이거니와 감독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걸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리그에서는 이런 문제가 거의 없다. 30개 팀에서 10명을 선발하는 것과 10팀에서 10명을 뽑는 건 경쟁의 수준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스타 투표의 권리는 팬들에게 있다. 그 어떤 선수를 그 어떤 이유로 뽑든 그건 팬들의 몫이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에서 롯데 선수들이 거의 전 포지션의 선발 자리를 차지했다고 해서 롯데 팬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비난받을 대상이 있다면, 오히려 자기 팀의 스타를 올스타로 만들지 못한 팬들이다. 그러니까 노쇠회가 너무도 뚜렷한 이상민 선수가 여전히 올스타 투표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해서 팬들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팬이 많은 건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한번 숫자로 올스타를 뽑아 보면 어떨까? 그러니까 팬들의 기준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한번 알아보자는 뜻이다. 기준은 PER(Player Efficiency Rating PER)이다. 이는 선수가 주어진 플레잉 타임 동안 얼마나 생산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아래 쓰인 PER은 팀별 페이스와 리그 평균이 조정된 기록으로, 리그 평균은 정확히 15.00이다.

- 매직 팀

주희정, G (9.8 ppg, 8.4 apg, 15.60 PER) ; 매직 팀에서는 그를 따라올 가드가 없다. 경기당 8.4개의 어시스트는 제법 쏠쏠한 수치다. 팀 성적이 문제긴 하지만, 이정석이 여전히 이 자리였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었으리라고 본다.

강혁, G (10.7 ppg, 6.2 apg, 15.07 PER) ; FA빨도 실력은 실력이다.

찰스 민렌드, F (27.2 ppg, 9.6 rpg, 27.42 PER) ; 여전히, 통한다. 개인적으로 그의 스텝이 상당히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들어가는 데 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테 존스, F (28.9 ppg, 10.3 rpg, 25.12 PER) ; 물론, 작년 같지는 않다. 하지만 여전히 띄엄띄엄 열강이 이어지고 있다.

주니어 버로, C (21.4 ppg, 7.8 rpg, 19.23 PER) ; 안 뽑았다가 단-선생이 강의 안 한다고 그럴까봐.

이상민, G (7.3 ppg, 7.2 apg, 14.25 PER) ; 설명이 필요하십니까?

박규현, G (7.4 ppg, 2.3 apg, 13.10 PER) ; 전자랜드에서도 국내 선수 한 명은 뽑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이트 존슨, F (21.8 ppg, 5.9 rpg, 23.29 PER) ; 61.9%의 TS%는 이 팀에서도 인상적이다.

방성윤, F (20.3 ppg, 5.3 rpg, 18.84 PER) ; 설명이 필요하십니까?(2)

서장훈, C (18.5 ppg, 6.1 rpg, 16.81 PER) ; 목 보호대만 풀었으면 선발로 뽑아주려고 했다.

안드레 브라운, C (19.8 ppg, 11.3 rpg, 19.36 PER) ; 전자랜드에서도 외국인 선수 한명은 뽑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전자랜드에서 거둔 성적은 아니지만.

추승균, F (16.9 ppg, 3.1 rpg, 16.18 PER) ; 언제나 그렇듯, 조용히 강한.



- 드림 팀

신기성, G (12.4 ppg, 6.6 apg, 18.52 PER) ; 사실 그는 김승현보다도 좋은 가드다.

김승현, G (13.5 ppg, 9.5 apg, 18.27 PER) ; 설명이 필요하십니까?(3)

크리스 윌리엄스, F (24.2 ppg, 9.4 rpg, 28.30 PER) ; PER로만 따지면 그가 최고다.

아이라 클라크, F (23.2 ppg, 8.1 rpg, 22.58 PER) ; 김승현이 뿌려주는 덩크 봐야죠?

리 벤슨, C (28.1 ppg, 15.0 rpg, 23.31 PER) ; 올스타는 도덕성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양동근, G (12.1 ppg, 4.5 apg, 16.31 PER) ; 사촌 형을 앞질렀다. 팀 성적은 아직 아니지만, 개인 평점은 그렇다.

양경민, F (16.8 ppg, 3.8 apg, 15.07 PER) ; 사촌 동생에겐 뒤졌지만, 아직은 괜찮다.

애런 맥기, F (22.8 ppg, 9.8 rpg, 21.11 PER) ; 미국 국가 대표 선수가 KBL 올스타전에 못 나가서야 되겠습니까?

김주성, F (16.7 ppg, 6.3 rpg, 17.73 PER) ; 설명이 필요하십니까?(4)

자밀 왓킨스, C (16.3 ppg, 12.2 rpg, 18.22 PER) ; 동부는 충분히 올스타 선수 세 명을 배출할 수 있는 팀이다.

우지원, F (11.8 ppg, 2.3 rpg, 19.93 PER) ; 모비스도 세 명은 충분하다. 우지원이 기록한 67.%의 TS%는 30경기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현주엽, F (11.7 ppg, 5.8 apg, 16.24 PER) ; LG에서도 선수 한 명은 뽑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번, 올스타는 팬들의 몫이다. 그리고 스타로 인정받는 데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중요한 것들도 많다. 그냥, 숫자가 선택해 준 KBL 올스타일 뿐이다. 물론 여러분의 픽은 여러분의 선택이다.


아, 올스타전은 3월 1일 잠실 체육관에서 열립니다. 그리고 투표는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kbl&menu=event&mode=kbl_allstar_show 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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