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요즘 야구 팬들의 최대 관심은 WBC와 Bonds神에게 집중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해마다 시즌은 찾아오고, 거의 매일 야구를 볼 수 있는 기쁨은 올해 역시 여전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WBC 경기를 기다리며 글을 하나 적어봤습니다. FanGraphs.com에 있는 그래프를 이용해서, '06 시즌 보스턴의 투수진을 한번 먼저 알아본 글입니다.


1. Curt Schilling



물론 .381이나 된 BABIP는 운이 나빴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엔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공을 던진 것도 몇 차례 안 됩니다. 그래서 상대 타자는 23.3%가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때려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그리고 이런 타구가 안타로 연결됐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골드글러버를 수상한 적 있는 Mike Lowell이 3류수로 팀이 합류했고, 유격수 역시 재앙 같던 Renteria에서 A. Gonzalez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내년에도 이렇게 나쁜 BABIP를 기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한 감소세에 이써 우려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의 K/9는 여전히 나쁘지 않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해주어야할 선수는 Schilling뿐입니다. 물론 예비 로테이션이 준비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누구도 건강한 Schiliing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든든한 수비진의 등장은 확실히 그의 이번 시즌 성적에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2. Josh Beckett



Beckett에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 역시 건강입니다. 커리어 통산 단 한번도 200이닝을 던진 적이 없는 선수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는 등판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모두가 기대할 만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이미 검증된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그가 지금껏 투수 친화적인 Dolphins' Staduim을 홈 구장으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홈/원정 기록을 구분해서 보면, 확실히 그는 홈에서 홈런을 적게 허용했습니다. 이는 타자들에게 유리한 Fenway로 옮겨올 경우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홈에서의 ISO는 .093밖에 되지 않았던 데 비해, 원정에서는 .173이나 됐습니다. 따라서 Fenway에 얼만큼 적응해 주느냐가 그의 커리어 전체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 해답은 결국 삼진에서 찾아야 할 걸로 보입니다. 그의 삼진 비율 역시 감소세에 있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그는 아직 젊고 누구보다 좋은 스터프를 갖고 있습니다. 이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의 이번 시즌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을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꼭 에이스 노릇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Schilling으로부터 많이 보고 배워서, 그 이후를 대비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David Wells



트레이드 요청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상태기 때문에, 팀의 3~4선발 정도를 맡아줄 걸로 기대합니다. Boomer 영감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적은 볼넷입니다. 그리고 홈런도 그리 많이 얻어 맞지 않습니다. (물론 실책 하나 했다고 맞아주시던 그 장면은 -_-) 삼진 비율도 나쁜 편이 아닙니다. 이렇게만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K/BB를 보면 또 좀 얘기가 다릅니다.



시즌 평균치를 보면 K/BB 역시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삼진은 준수하고, 볼넷은 적으니 당연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의 흐름을 보면 다소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즉, 이전까지의 시즌엔 시즌 중반에 나빠졌던 비율이 오히려 좋아지는 형국이었다면 작년에는 오히려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부상임에도 돈 때문에 뛴 여파가 있기는 하겠지만 K/BB가 투수의 성적을 예상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다소 의심의 눈초리가 가는 건 별 수 없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특유의 12-6 커브로 많은 삼진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4. Matt Clement



Wells가 트레이트 요청을 철회한 가운데,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라면 Clement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땅볼 투수는 확실히 새로운 내야진의 도움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속해서 언급하는 건 그만큼 새로운 내야진의 수비력을 개인적으로는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의 방어율이 지난 시즌의 4.57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리그 적응도 어느 정도 마쳤고, 올해 또 마운드에서 공을 맞지는 않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K/9를 보면 조금 생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머리에 공을 맡기 전부터 그는 확실히 NL에서보다 낮은 삼진 비율을 기록하고 있었고, 리그에서 가장 삼진 비율이 높던 선수였던 Clement는 이제 리그 평균 수준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만큼 그의 구위 자체가 AL에서 완벽히 먹혀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의 트레이드? 네, 팬으로서 찬성합니다.


5. TIm Wakefield



Wakefield는 전담 포수를 잃었습니다. 이는 그의 성적이 큰 영향을 끼칠 게 틀림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미 그는 지난 해에도 꽤 많은 홈런을 얻어 맞았습니다. '04년부터 계속 이어진 추세입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너클볼러에게는 그리 노쇠화가 빨리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 Boston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이기도 한 게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팀의 리더로서 아직도 여러가지 역할이 기대된다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그에게 기대하는 건 에이스가 아닌 5선발, 또는 구원의 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여전히 그의 활용 가치는 꽤 된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볼넷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건 긍정적입니다. 물론 Doug Mirabelli의 이적으로 이 비율은 소폭 상승할 전망입니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 전담 포수의 존재는 지대했습니다. Varitek이 받을 때의 불안감은 보스턴 팬이라면 모두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에도 225 1/3이닝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4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너클볼이 그리 쉽게 춤추기를 그만둘 걸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6. Jon Papelbon



빅 리그에서 너무 많은 주자를 걸어 내보내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경향을 보면 안심이 됩니다. 적응이 되면 될수록 확실히 좋은 비율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클레멘트가 트레이드 된다면 선발진에 합류할 수도 있을 걸로 보이고, 그렇지 않다면 불펜에서 시즌을 맞이할 걸로 보입니다. 그런 경우라면 볼넷 비율은 더 향상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이 정도 선에서 소폭 상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직 빅 리그에서 34이닝밖에 보여준 게 없고, 그렇다고 King Felix나 Matt Cain 같은 슈퍼 유망주는 이제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삼진 비율 또한 좋은 편이고, 시즌 마지막에 다시 비율을 시즌 평균 이상으로 끌어 올리며 마무리 지었습니다. AAA에서는 그리 많은 홈런을 얻어 맞지도 않았습니다. 빅 리그 적응이 모두 마무리 되면, 썩 괜찮은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어쩐지 선발은 좀 불안하기만 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어디서든 자기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는 한 시즌이 되길 빌어봅니다.


7. Keith Folke



건강하기만 하다면, Foulke는 '불크'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술을 한 무릎이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작년에 저렇게 높은 홈런 비율을 기록할 때까지 너무도 욕을 많이 했던 게 사실입니다. 윽박지르는 스타일의 마무리가 아닌 이상, 사실 여전히 걱정입니다.


8. Mike Timlin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허용한 비율이 늘어난 건 분명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땅볼 투수였고, 이 비율이 심하게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수비력의 도움을 받을 게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해마다 홈런 허용 비율 역시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무리라면 신뢰가 덜 가지만, 그렇지 않다면 올해도 가장 믿음직스런 불펜 요원입니다.


9. David Riske



특이하게도 시즌 중반까지 극상이었던 K/BB 비율을 시즌 후반이 갈수록 까먹는 행위를 두 시즌 연속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스턴 수비진의 향상됐다고는 해도, 지난 해처럼 .219의 낮은 BABIP를 기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 받아왔는지 조금은 의문이 듭니다.


10. Bronson Aroyo



물론 Fenway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어서 그런 거겠지만, 홈에서의 방어율이 확실히 좋지 못합니다. 게다가 전체적인 방어율이 상승세에 있습니다. 그가 RedSox에 충성심을 보이고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꼭 내보내야 한다면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선발 투수는 포화 상태고 누구 하나가 부상으로 나가 떨어진다면 보험용으로는 좋겠지만, 풀타임 불펜이라? 글.쎄.요.입니다.


11. Lenny DiNardo



좌타자에게 홈런을 맞지 않았다는 건 분명 장점입니다. 좌타자에게 유리한 Fenway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허용한 OPS를 보면 Vs 좌 : .616, 우 : 626으로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커리어 통산 42 1/3 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펜에 좌완이 없다면? 당분간 지켜보는 게 나으리라고 봅니다.



12. Rudy Seanez



지난 해 K/BF는 .339, 놀라운 수치입니다. 시즌 막판의 하향세가 다소 걱정되는 게 사실입니다만, 여전히 준수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계약도 1년뿐입니다. 충분히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계약이라고 봅니다.


13. Julian Tavarez



개인적인 땅볼 투수에 대한 사랑이 계속 이어집니다. -_-; 지난해 급격한 홈런 비율 상승이 아쉽지만, 땅볼 투수가 그렇게 많은 홈런을 허용한 건 운이 나쁜 결과물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계속 그렇게, 믿어보겠습니다.


사실 이 13명은 너무 많은 편입니다. 어차피 누군가를 보내야 할 형편이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연봉 조건을 볼 때 Arroyo는 같이 가는 편이 좋겠다고 봤는데, 이상하게 Arroyo가 제일 내보내고 싶은 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이나 실력이나 지금이 딱 적기라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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