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이젠 언제인지 날짜도 잘 기억 안나는 선수협 주최 팬미팅

도중에 이대호 선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팬들도 달라져야 합니다. 종이 쪼가리 찢거나, 책 같은 데 사인해 달라면 솔직히 흥이 안 납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유니폼 뒷주머니에 펜을 가지고 다닐 수도 없고 말입니다. 깨끗한 A4지에 펜 준비해 오시면 언제든 사인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인 받을 때가 됐고, 저는 깡x곰 님께 펜을 빌려 준비하고 제가 가져온 책을 내밀었습니다. 책을 펼쳐 깨끗한 페이지를 뒤지던 이대호 선수에게 앞면에 사인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하지만 꾸역꾸역 책 표지에 사인을 해주긴 하더군요. 그 사인이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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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야, 이 책은 역사상 최고의 타자라고 자부하는 테드 윌리엄스의 책이란 말이다.
그 이름을 덮어도 괜찮다고 느낄 정도였다고.

그리고 너는 운동하느라 못 봤을지 모르겠지만 <수학의 정석>, 들어는 봤지?
타격 이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그 <수학의 정석> 같은 책이란다.

그러니까 내가 너를 그만큼 인정한다는 거다.
대한민국 최고 타자는 이대호! 이렇게 인정했단 말이다.

나 그날 사인도 너한테만 받았다.

솔직히 강민호, 임태훈, 고영민한테는 사인 받고 싶을 만큼
존경심(?) 같은 게 전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너는 달라서, 특별히 이 책에 받고 싶어서
그래서 이 책 준비해서 간 거란다.

이런 내 맘을 니가 몰라줘서 섭섭했다.

이대호 선수랑 친한 분 계시면
이런 사정을 좀 설명해 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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