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세이버메트리션이라는 괴짜들이 등장한 이후 타율은 늘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물론 타율은 허점 많은 기록이다. 타율은 최근 일반화된 출루 능력이나 장타 생산력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그래서 타율 1위를 타격왕이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OPS를 계산할 때도 타율은 2번이나 들어간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출루는 안타고, 안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 역시 단타다.

게다가 볼넷은 타수를 줄인다. 타수가 줄면 똑같은 수의 안타를 때려도 타율이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많은 볼넷은 거포의 증거다.

R제곱값 0.7은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이렇게 보자면 타율은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주장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셈이 된다. 역대 타격왕에 오른 선수들의 기록을 살펴봐도 이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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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간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들은 평균 .351/.437/.554를 때렸다. GPA로 환산했을 때 .335에 해당하는 기록, 이는 역대 평균(.248)보다 87 포인트나 높다. GPA는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다.

또 타격왕의 평균 IsoP는 .204나 된다. 타격왕은 '똑딱이'라는 편견을 항상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타격왕은 좋은 타자의 필요조건이다.

홈런왕과 견줘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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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홈런왕들은 .305/.407/.594를 때렸다. GPA 환산치 .332는 근소한 차이지만 타격왕보다 떨어진다. 타석당 RC 역시 마찬지다. 타격왕은 타석당 약 .199점을 생산해 낸다. 홈런왕은 .196점이다.

타율을 절대 기준으로 타자들을 줄 세우는 것은 당연히 바보 같은 짓이다. 만약 하나의 비율 스탯을 기준으로 줄을 세워야 한다면 GPA 1위에게 타격왕 호칭이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는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타율 1위인 선수가 GPA와 득점 생산에서 모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타격왕이라는 호칭이 부여된대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물론 기준 하나로 줄을 세운다는 건 여전히 어리석지만…




댓글, 4

  •  댓글  수정/삭제 기다림의 미학
    2008.02.09 19:15 신고

    1.출루와 장타의 가치 규명아래 타율의 맹점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면이 분명 있는것 같습니다...분명 투수가 아닌 타자 본인재량으로 때려서 출루한 비율이라 무시못할 요소인데도....

    打擊 이니 hit 니 하는 용어 지향적 느낌(때린다)의 설정아래 부여하는 듯한 '타격왕'에 대한 이름 자체의 거부감 일지도 모르겠구요....;;;

    2.확실히 요즘은 바쁘셔서 블로그 포스팅을 전처럼 자주는 못하시나 봐요...;;;;;

    •  수정/삭제 kini
      2008.02.10 10:05 신고

      1. '타격왕'이라는 느낌이 절대적인 BEST HITTER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분명 그런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최근 OPS 폐기론도 언급되고 있는 실정에서 (물론 같은 뿌리를 둔 GPA 역시 마찬가지죠) 타율 대신 무엇이다 하고 말하는 기준 역시 썩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 바쁘다기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낭비하는 시간 자체는 그리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ㅡㅡ;

  •  댓글  수정/삭제 누드김밥
    2008.02.20 22:21 신고

    엮인글을 따라와보니 주인장이 키니님이라 순간 뜨끔했습니다.
    사실 저 글 본문 중에 '백인천은 예외로 하자' 이런 문장이 들어가있는데
    이게 키니님이 예전에 쓰신 글'선동열은 빼고 이야기 합시다'인가요.
    요기서 배껴온 문장입니다. 그 문장이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말입니다.

    물론, 그거 때문에 트랙백을 거신 건 아니시지만 ㅎ

    제가 세이버메트릭스를 애써 외면하는 사람이지만
    (사실은 머리가 아파서요) '타율 1위 만세! ' 이 부분은 백번 동감을 하고 갑니다.
    더군다나 0.412면 만만세!죠.ㅎㅎ
    타석수 들이밀지만 않으면 말입니다,^^;

    •  수정/삭제 kini
      2008.02.21 23:44 신고

      백인천이야 일본 리그에서도 타격왕을 먹고 건너온 선수였으니, 나이가 많다고 해도 예외로 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말 그대로 격이 다른 선수인데요 ^^;

      그리고 당시 리그 수준을 감안했을 때 겨우 8경기 빠진 타자의 타석수를 논하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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