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항상 볼때마다 느끼지만 사바시아랑 류바시아랑 폼이
너무 똑같은거 같다는....부드러운 투구폼...저래서
이닝을 마니 가져가고 부상이 없는건지....현진이는
젭알 시즌끝나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

제가 자주 가는 야구 사이트에 한 분이 이런 댓글(파울볼 ID 필요)을 남기셨습니다.

네, 두 선수 투구폼이 닮은 건 사실이죠. 구글링을 해보니 비슷한 순간을 포착한 사진도 이렇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보니 곧바로 '아, 역시 두 선수는 다르다'고 제가 생각했던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잠깐 다른 그림 찾기를 해보시죠. 뭐가 다를까요? (참고로 한 선수는 속구, 한 선수는 브레이킹 볼을 던지려 하고 있다는 건 답이 아닙니다.)














맞습니다. 글러브 위치가 다릅니다. 류현진 선수는 오른팔을 겨드랑이까지 거의 끌어 당긴 반면 사바시아 선수는 무릎과 가슴 사이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비단 류현진 선수만 그런 게 아닙니다. KIA 윤석민 선수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팀 린스컴 선수를 비교해 볼까요? (윤석민 선수 사진 일부러 이렇게 고른 거 아닙니다. -_-;;)


왜 글러브 위치가 다른 걸까요? 류현진 사바시아 두 선수가 공 던질 때 앞쪽에서 찍은 동영상을 각각 보실까요?


류현진 선수는 오른쪽 팔로 벽을 만들려는 것처럼 재빨리 오른팔을 끌어당깁니다. 두 팔을 벌리는 것보다 한쪽 팔이라도 오므리면 회전 속도가 빨라지겠죠? 류현진 선수를 이 힘을 이용해 공을 던지려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반대로 사바시아 선수는 오른팔은 가만히 떨군 채 몸통을 앞쪽으로 보내는 형태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애써 만든 회전력을 인위적으로 없애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왜 이런 폼으로 던지는 걸까요?

당연히 이렇게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공은 상체가 아니라 팔로 던지는 거니까요.

글러브를 끼운 팔을 잡아당기면 당연히 상체가 계속 회전하게 됩니다. 만약 투수가 다리를 들고 앞으로 뻗어서 만든 추진력이 100이라면 그 힘 100 모두 팔의 회전력으로 바뀌는 게 이상적이겠죠?

그런데 만든 힘은 똑같은데 그 일부를 계속 상체를 회전시키는데 쓴다면 팔로 전해지는 힘이 줄어들 겁니다. 그러니까 한쪽 팔을 당기면 몸통 회전 속도가 빨라질 뿐 실제 구위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 상체가 회전하면 팔도 앞으로 최대한 멀리 뻗을 수가 없게 됩니다. 달리 말해 릴리스 포인트를 앞쪽으로 끌고 가지 못하는 겁니다.

물론 이건 바이오메카닉스라는 피칭 이론 관점에서 볼 때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나라 주력 투수들이 다수가 글러브를 끼운 팔을 끌어당긴다면 또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죠.

어쩌면 사바시아 선수에게 지금 폼이 딱 맞는 옷인 것처럼 류현진 선수 폼도 본인에게 그럴 수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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