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야구 넥센 신인 외야수 강지광(24)은 올 시범경기에서 34타수 10안타(타율 0.294)를 쳤습니다. 그런데 만약 강지광이 정규 시즌 막판 이런 기록을 세우고 있다면 넥센에서 '타율 관리'를 해준다고 무조건 나무라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로야구에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3할을 넘긴 신인 타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1998년 삼성 강동우(40·현 두산 코치·사진)가 정확하게 타율 .300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신인 3할 타자는 그리 드문 존재는 아니었습니다다. 1983년 삼성 장효조(.369)가 신인 수위 타자(타율 1위)에 오른 뒤로 강동우까지 신인 타자 13명이 3할을 쳤습니다. 그러나 강동우 이후로 3할을 친 신인 타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LG 이병규(9번·40)가 1997년 .305를 치며 데뷔한 게 유일한 기록입니다.

 연도  팀  이름  타수  안타  타율
 1983  삼성  장효조  317  117  .369
 OB  박종훈  375  117  .312
 롯데  유두열  293  90  .307
 1985  해태  이순철  369  112  .304
 1987  빙그레  이정훈  370  124  .335
 1989  삼성  강기웅  351  113  .322
 1990  해태  이호성  313  95  .304
 1992  삼성  동봉철  410  130  .317
 1993  삼성  양준혁  381  130  .341
 1994  LG  서용빈  493  157  .319
 LG  유지현  482  147  .305
 1997  LG  이병규  495  151  .305
 1998  삼성  강동우  414  124  .300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프로야구가 발전하면서 투수들 기량이 좋아진 건 물론 전력분석 수준도 올라갔다. 이 때문에 갓 데뷔한 선수들을 상대로도 약점을 파고드는 투수들이 많아 신인은 물론 2년차 선수들도 1군 무대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며 "투수는 그래도 자기가 경기 주도권을 쥐기 때문에 금방 자리잡을 수 있지만 타자는 다양한 경험을 쌓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인 3할 타자 17명이 모두 대졸 선수였던 것도 허 위원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허 위원은 계속해 "또 우리나라는 투타 모두 잘하면 투수를 시킨다. 추신수(32·텍사스)도 한국에 있었으면 계속 투수를 했을 것"이라며 "이 역시 신인 10승 투수는 나와도 3할 타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신인왕 NC 이재학(24)과 두산 유희관(28)이 나란히 신인 투수 10승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렸지만 신인 타자 중에서 타율이 가장 높았던 NC 나성범(25)은 0.243에 그쳤습니다. 나성범 역시 연세대 재학 시절까지는 투수로 뛰었던 선수죠. 강지광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천고 시절 강지광은 시속 153㎞를 던지던 강속구 투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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