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야구에서 도루에 실패한 주자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프로야구 넥센 서건창(25)은 20일 목동 경기서 1회 도루에 실패한 뒤 곧바로 2루를 훔치는 진기록을 썼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서건창은 1회말 공격 때 톱타자로 나와 볼넷을 LG 선발 장진용(28)에게 볼넷을 얻어냈습니다. 다음 타자 이택근(34) 타석 때 초구부터 2루로 뛰었지만 왼손 투수 장진용에게 걸리고 말았습니다. 장진용은 1루수 정성훈(34)에게 견제구를 던졌죠. 서건창이 1, 2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지만 정성훈이 2루 쪽으로 던진 공이 유격수 황목치승(29) 글러브에 맞고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서건창은 1루에 돌아와 무사히 살았고요.


이러면 서건창은 아웃 여부와 관계없이 도루에 한 번 실패한 게 됩니다. 도루 실패를 정의한 야구 규칙 10.08(h)이 그 근거입니다.

도루 실패(Caught Stealing)
(h) 다음에 해당하는 주자가 아웃되거나, 실책이 없었더라면 아웃되었을 경우 그 주자에게 도루실패를 기록한다.
(1) 도루를 시도하였을 경우
(2) 견제구에 걸린 뒤 진루하려고 했을 경우 (다음 베이스로 가려고 했던 어떠한 움직임도 진루하려는 의도로 간주된다.)
(3) 도루할 때 오버슬라이딩하였을 경우

서건창은 황목치승이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아웃으로 물러났어야 할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도루 실패 하나를 기록하고 1루에 있던 서건창은 장진용이 이택근에게 초구를 던질 때 2루를 훔쳤습니다. 그리고 일곱 번째 공을 던질 때 다시 3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1이닝 2도루 1도루 실패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결국 서건창은 이택근이 중견수 방향으로 플라이 타구를 쳐내면서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습니다. 물론 실책이 끼어 있었기 때문에 공식기록원은 이 점수를 비자책점(○)으로 적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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