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세리나 윌리엄스(35·미국·사진)가 9일 패배로 두 마리 토끼를 놓쳤습니다. 역대 최장 기간 세계랭킹 1위 기록(186주) 경신과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 나란히 물거품이 된 겁니다. 대신 현재 2위 앙겔리크 케르버(28·독일)가 랭킹 1위가 됐습니다.


윌리엄스는 이날 미국 뉴욕 빌리진 킨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4·체코·11위)에 0-2(2-6, 6-7)로 완패했습니다. 


현재 랭킹 2위 케르버가 이번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에 윌리엄스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려면 일단 결승에 진출해야 했습니다. 케르버가 결승에 진출하면 우승해야 했고요. 세리나 본인은 여기까지 노렸을 테지만 결과는 실패했습니다.


이로써 2013년 2월 19일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온 윌리엄스는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역시 186주 동안 랭킹 1위 자리를 지킨 슈테피 그라프(47)와 어깨를 나란히 한 데 만족하게 됐습니다.


윌리엄스는 또 생애 통산 메이저 대회 최다승 기록 수립도 다음 대회로 미루게 됐습니다. 윌리엄스는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22번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이 역시  메이저 대회에 프로 선수가 참가할 수 있게 된 1968년 이후(오픈 시대) 그라프와 공동 최다 우승 기록입니다.


플리스코바(사진)는 여태까지 메이저 대회에서는 3회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호주 오픈에서 그리고 2014년에는 US 오픈에서 3회전에 진출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대회 전체로는 6번 단식 정상을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이 두 번은 올해 우승 기록입니다.


폴리스코바가 윌리엄스를 이긴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둘은 2014년에 딱 한번 맞붙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윌리엄스가 2-0(7-5, 6-2)으로 이겼습니다.


이날 승리로 최근 11연승을 기록한 플리스코바는 "코트에 들어서기 전에는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그냥 즐기는 게 아니라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준결승에 오른 지 24시간도 안 돼 경기를 치른 윌리엄스는 "경기 시작 전부터 왼쪽 무릎이 좋지 못했다. 지친 게 아니라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피로가 문제였다면 은퇴할 때가 됐다는 뜻일 것"이라면서 "함께 투어에 참가하면서 플리스코바가 터질 때가 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올해는 진짜 잘하더라. 특히 이번 오픈에서는 확실히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플리스코바가 결승에서 맞붙을 선수는 새로운 랭킹 1위 케르버(사진)입니다. 케르버도 이어 열린 경기에서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6·덴마크·74위)에 2-0(6-4, 6-3) 완승을 거뒀습니다.


(그나저나 총 67주 동안 1위였던 보즈니아키는 랭킹이 저렇게 떨어진 걸 보니 정말 로리 매킬로이에게 차인 게 맞나 봅니다.)


케르버가 13일 랭킹 1위에 오르게 되면 1975년 현재 랭킹 시스템을 채택한 뒤 가장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됩니다. 독일 여자 선수 중에서는 그라프에 이어 두 번째 랭킹 1위입니다.


사실 케르버는 지난달 열린 신시내티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승에서 플리스코바에 0-2(1-6, 3-6)으로 패하면서 1위 등극을 미뤄야 했습니다. 과연 이번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요? 결승은 11일 오전 4시에 열립니다.



▌역대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선수  국적  첫 랭킹 1위 등극일  이름 올린 총 기간(주)
 슈테피 그라프  독일  1987-08-17  377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미국  1978-07-10  332
 세리나 윌리엄스  미국  2002-07-08  309
 크리스 에버트  미국  1975-11-03  260
 마르티나 힝기스  스위스  1997-03-31  209
 모니카 셀레스  미국  1991-03-11  178
 쥐스틴 에냉  벨기에  2003-10-20  117
 린지 데이븐포트  미국  1998-10-12  98
 캐롤리나 보즈니아키  덴마크  2010-10-11  67
 빅토리야 아자란카  벨라루스  2012-01-30  51
 아멜리 모레스모  프랑스  2004-09-13  39
 디나라 사피나  러시아  2009-04-20  26
 마리야 샤라포바  러시아  2005-08-22  21
 트레이시 오스틴  미국  1980-04-07  21
 킴 클레이스터르스  벨기에  2003-08-11  20
 옐레나 얀코비치  세르비아  2008-08-11  18
 제니퍼 카프리아티  미국  2001-10-15  17
 아나 이바노비치  세르비아  2008-01-09  12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  스페인  1995-02-06  12
 비너스 윌리엄스  미국  2002-02-25  11
 이본 굴라공  호주  1976-04-26  2
 앙겔리크 케르버  독일  2016-09-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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