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르브론 제임스(사진 왼쪽 두 번째)를 비롯한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 선수들은 7일(현지 시간) 같은 도시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메이저리그 팀 인디언스 안방 프로그레시브 필드를 찾았습니다. 이날 이 경기장에서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2차전이 열렸습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께 소개해드리자면 캐벌리어스는 결국 2015~2016 NBA 챔피언입니다. 캐벌리어스가 우승하면서 클리블랜드 시민들은 1964년 브라운스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에서 승리한 뒤 52년 만에 미국(북미)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야구)에서 우승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인디언스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상태. 만약 인디언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를 꺾고 올라온 시카고에 승리를 거두면 클리블랜드는 2009년 피츠버그에 이어 7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북미)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야구) 중에서 두 종목 이상 우승 팀을 배출한 도시(권)가 됩니다. 여태 이런 사례는 모두 열 네 번이었습니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멀티챔티언십 시티'

연도 도시(권)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야구
1927 뉴욕    자이언츠    양키스
1935 디트로이트    라이온즈  레드윙스  타이거즈
1938  뉴욕    자이언츠    양키스
1948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인디언스
1952 디트로이트    라이온즈  레드윙스  
1956 뉴욕    자이언츠    양키스
1969 뉴욕    제츠    메츠
1979 피츠버그    스틸러스    파이어리츠
1988

LA

 레이커스      다저스
1989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어슬레틱스
2000 뉴욕      데블스  양키스
2002

LA

 레이커스      에인절스
2004 보스턴    패트리어츠    레드삭스
2009 피츠버그    스틸러스  펭귄스  

※챔피언 결정전 개최 시점 기준. 예를 들어 피츠버그는 2008~2009 시즌 챔피언으로 슈퍼볼이 2009년 2월 1일 열림.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클리블랜드도 1948년 당시 올어메리칸풋볼콘퍼런스(AAFC) 소속이던 미식축구 팀 브라운스하고 인디언스가 동반우승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1948년은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인디언스가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해이기도 합니다.


컵스에서는 벤 조브리스트(35)가 진기록에 도전합니다. 조브리스트는 지난해에는 캔자스시티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적이 있습니다. 올해도 컵스가 정상을 차지하면 그는 팀을 바꿔 2년 연속 월드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리는 역사상 여섯 번째 선수가 됩니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정상 차지한 이적생

 이름  포지션  이전 소속팀  이후 소속팀

 앨리 클라크

 외야수  1947 뉴욕 양키스  1948 클리블랜드

 클럼 러바인

 투수  1959 LA 다저스  1960 피츠버그

 빌 크로우론

 1루수  1962 뉴욕 양키스  1963 LA 다저스

 돈 굴렛

 투수  1976 신시내티  1977 뉴욕 양키스

 잭 모리스

 투수  1991 미네소타  1992 토론토


한국은 어떨까요? 프로축구(K리그)에서 현재 같은 연고지 정책을 채택한 1996년 이후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에서 한 도시가 동반 우승 팀을 배출한 건 총 세 번입니다. 1997년 부산 연고 팀 기아(농구)와 대우(축구)가 우승한 게 처음이고 그 뒤로는 2009년과 2011년에 전주 연고 팀 KCC(농구)와 전북(축구)이 나란히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팀을 옮겨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건 모두 일곱 명입니다. 1호는 차동철(53·현 건국대 감독). 그는 1989년 해태(현 KIA) 소속으로 우승한 뒤 1990년 LG 첫 우승에 일조했습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맛본 이적생 

 이름  포지션  이전 소속팀  이후 소속팀
 차동철  투수  1989 해태  1990 LG
 한대화  3루수  1993 해태  1994 LG
 신동수  투수  1993 해태  1994 LG
 심재학  외야수  2000 현대  2001 두산
 심정수  외야수  2004 현대  2005 삼성
 박진만  유격수  2004 현대  2005 삼성
 카도쿠라  투수  2010 SK  2011 삼성


해태하고 LG는 1990년대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던 라이벌 팀이었는데 전체 일곱 번 중 세 번이 해태에서 LG로 옮긴 케이스입니다. 박진만(40)과 심정수(41) 사례는 다시 봐도 마음이 아픕니다.



댓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