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야구 롯데 제19대 감독으로 취임하게 된 허문회 전 키움 수석코치. 동아일보DB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징크스는 올해도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니까 수석코치가 다른 팀 감독으로 옮기는 팀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 말입니다.


롯데는 허문회(47) 전 키움 수석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7일 발표했습니다. 계약기간은 3년이고 몸값 총액은 10억5000만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5000만 원)입니다.


허 전 코치가 롯데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는 건 사실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키움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느라 발표가 늦었을 뿐입니다. 롯데는 키움이 전날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로 탈락하자 이튿날 곧바로 선임 소식을 알렸습니다.


허 감독은 구단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을 통해 롯데가 롱런할 수 있는 팀이 되는 데 일조하겠다"면서 "열정적인 팬들이 있는 야구의 도시, 롯데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습니다.


허 감독은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중앙초-초량중-부산공고-경성대까지 부산을 떠나지 않았던 '부산 토박이'입니다.


이후 1994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2차 1순위로 해태(현 KIA)에서 지명을 받았습니다. 단, 해태에서 한대화(59), 신동수(53)를 내주고 LG에서 김상훈(59), 이병훈(52)을 받아오는 과정에서 허 감독 지명권도 LG로 넘어갔습니다.


2001년까지 LG에서 7시즌 반을 뛴 허 감독은 한규식(43)과 팀을 맞바꿔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2003년 다시 박연수(45)와 유니폼을 바꿔입으면서 LG로 돌아갔고 그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프로 통산 성적은 523경기 출전, 타율 .269, 20홈런, 129타점.


처음 지명권을 받아 올 때만 해도 김상훈이 떠난 LG 주전 1루수 자리를 허 감독이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게 사실. 그러나 일본 전지훈련 과정에서 장훈(79) 선생 칭찬에 힘을 얻은 서용빈(48)이 알을 깨고 나오면서 허 감독이 밀렸고 결국 1.5군 선수로 커리어를 마감했습니다.


은퇴 후에는 세광고와 춘천고 코치를 맡았고 2007년 LG 퓨처스리그(2군) 타격코치가 되면서 프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13년 1군 타격코치를 맡으면서 넥센(현 키움)으로 건너온 뒤 2군 타격 코디네이터를 거쳐 지난해부터 수석코치로 일했습니다.


2017년에는 한용덕(54) 당시 두산 수석코치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다들 예상한 것처럼) 한화 감독으로 옮겼고,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를 치르기도 전에 KT에서 이강철(53) 두산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고 올해 키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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