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병마가 찾아오기 전 박승일. 인터넷 캡처


냉정하게 말해 박승일(49)은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농구 코트 위보다 벤치를 오래 지키는 선수라면 사실 이상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명문 대학 팀 연세대를 졸업하고 역시 명문 실업팀인 기아자동차에 입단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실업 리그가 프로 리그로 바뀐 뒤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그는 남들보다 빨리 지도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1999년, 그의 나이 스물 여덟 살 때였습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왼쪽)와 박승일. 인터넷 캡처


2001년 미국 그레이엄대 유학 생활을 마친 그는 계속 미국에 남아 고교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때 대학 시절 은사였던 최희암 감독이 그를 불렀습니다.


최 감독은 대학을 떠나 프로농구 팀 모비스 감독을 맡고 있었습니다.


모비스는 1997년까지 사람들이 기아자동차라고 부르던 팀이었습니다. 


그렇게 박승일은 친정 팀에서 프로농구 역대 최연소 코치가 됐습니다.


박승일과 어머니 손복순 씨. 동아일보DB


하지만 그의 지도자 생활을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점점 근육이 점점 굳어 가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루게릭병)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발병 20개월이 지나자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가 됐고 호흡 근육까지 굳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기도를 절개하고 호흡기를 달았습니다. 말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박승일은 숨지 않았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루게릭병을 알리고 이 병 환자들을 돕는 데 앞장섰습니다.


가수 션 씨와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홈페이지


그러면서 자선활동에 열심인 지누션 멤버 션(48) 씨와도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2011년 루게릭병 환자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는 승일희망재단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이 재단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일 먼저 강조하는 건 국내 첫 번째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에 힘을 보태달라는 것.


그리고 두 번째가 재정 투명성입니다.


승일희망재단은 2018년 1월 12일자 공지사항을 통해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자별 수입/지출 재정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1원까지 100%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현재 이들이 공개해 놓은 가장 최신 자료(올해 2월)를 열어보면 저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 EXO 팬이 75만1233 원을 기부하자 정말 1원 단위까지 공개했습니다.



물론 받는 돈만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법인카드 문자 메시지 알림 서비스를 받느라 400원을 쓴 내역까지 빼먹지 않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부정 회계 관련 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의연은 "어느 시민단체(NGO)가 이렇게 (활동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느냐. 너무 가혹하다"고 항변하는 중입니다. 


이에 많은 분들이 정의연을 비판하고 계시지만 '시민단체 회계는 원래 그렇다'며 옹호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시민단체에 민간기업 수준 회계 관리를 요청하는 건 어려운 단체 사정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는 주장입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하는 시민단체도 있습니다.



이렇게 1원까지 챙기는 재단이 정의연과 도매금으로 묶여야 하겠습니까.


정의연 홈페이지에는 사무국 직원이 몇 명인지 나와있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승일희망재단 사무국 직원은 다섯 명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2월 급여로 총 898만9267원을 받아갔습니다.


한 사람당 180만 원이 되지 않는 돈입니다.


이런 재단이 더 잘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링크를 누르시면 원하는 형태로 원하는 금액만큼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승일희망재단 후원에 대해 궁금하신 게 있으신 분은 전화(02-3453-6865)나 e메일(sihope@sihope.or.kr)로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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