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이번에는 초판용으로 쓴 기사입니다. 사실 일요일에는 지방판 마감 시간 전에 프로야구 경기가 끝납니다. 그러니 사실 굳이 기사를 미리 써둘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종이 지면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을 채워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사를 하나 미리 씁니다. 이렇게 쓴 기사 역시 나중에는 어디서도 찾아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블로그에 남겨 놓습니다.


KT 외국인 타자 로하스. 동아일보DB


야구에는 스위치 타자라는 유형이 존재한다. 상대 투수가 던지는 팔에 따라 타석 위치를 바꾸기 때문에 스위치 타자다.


야구에서 오른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 강한 경향이 있고, 왼손 타자는 반대다. 그래서 상대 투수에 따라 타석을 조정하는 것이다.


단, 양손잡이라고 해도 왼손과 오른손이 낼 수 있는 힘이 서로 다른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스위치 타자도 타석 위치에 따라 성적에 편차를 보이기 마련이다. 메이저리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위치 타자는 타석에 따라 타격 기록이 15% 정도 차이가 난다.


KT 외국인 타자 로하스(30) 역시 마찬가지다. 31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OPS(출루율+장타력)을 살펴 보면 로하스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1.202,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는 1.046을 기록했다. 역시 약 15% 차이다.


로하스는 이날 고척스카이돔 경기에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증명해 보였다. 키움에서 왼손 투수 이승호(21)를 선발로 내세우자 연타석 홈런으로 무너뜨린 것.


1회초 1사 1, 2루에서 이승호가 던진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긴 로하스는 2회초에는 빠른 공을 때려 역시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쳐냈다.


5, 6호 홈런을 잇달아 친 로하스는 홈런 공동 3위로 뛰어 올랐다.


로하스는 이날 네 차례 더 타석에 들어섰는데 이때는 전부 오른손 투수를 상대했다.


타석이 바뀐 탓이었을까. 로하스는 8회초 김상수(23)로부터 볼넷을 얻어냈지만 홈런은 물론 안타를 추가하는 데도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로하스가 오른손 투수에 약한 건 아니다. 왼쪽 타석에서 기록한 OPS 1.046 역시 키움 3번 타자 이정후(22)가 전날까지 기록한 1.041과 견줄 수 있는 기록이다.


실제 로하스는 23일 잠실 LG전에서는 왼손 투수 차우찬(33)과 오른손 투수 송은범(36)을 상대로 타석 위치를 바꿔가며 연타석 홈런을 치기도 했다.


같은 경기에서 좌우 타석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것은 2010년 5월 12일 LG 서동욱(36·은퇴) 이후 이날 로하스가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한편 같은 팀 배정대(25) 역시 이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올 시즌 첫 번째이자 2015년 1군 데뷔 이후 후 두 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배정대는 경찰청에서 군 복무 중이던 2017년 배병옥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꿨기 때문에 배정대라는 이름으로 홈런을 날린 건 이날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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