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30일 막을 내린 웨스턴&서던 오픈 남자 단식 정상을 차지한 노바크 조코비치. 뉴욕=로이터 뉴스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남자 테니스 삼국지'를 끝낼까요?


아니면 이미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는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삼국지를 계속 이어 쓸까요?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가 2017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한 뒤로 올해 호주 오픈까지 메이저 대회를 13번 치르는 동안 남자 단식 챔피언은 항상 조코비치 아니면 페더러 아니면 라파엘 나달(34·스페인·2위)이었습니다.


이 '빅 3' 가운데 페더러는 무릎 부상 때문에 6월 8일(이하 현지시간) 이미 '이번 시즌에는 더 이상 경기를 뛰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US 오픈 챔피언인 나달 역시 이달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올해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예정대로 31일 막을 열리는 올해 US 오픈에는 조코비치 혼자만 참가하게 됐습니다.


6월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던 조코비치는 US 오픈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2020 웨스턴&서던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정상 컨디션을 자랑했습니다.


이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4월 1일 ATP투어 일정 중단한 뒤 처음으로 다시 치른 대회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현재 17번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가 올해 US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페더러(20회), 나달(19회), 조코비치가 모두 우승 한 번 차이로 줄을 서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달 21일 막을 올리는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이 끝나면 빅3 가운데 두 명이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페더러와 나달이 될지 아니면 나달과 조코비치가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올해 호주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 당시 도미니크 팀. 호주 오픈 홈페이지


조코비치를 제외하면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3위)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페더러가 2003년 윔블던 정상을 차지한 뒤 메이저 단식 챔피언에 오르는 11번째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결승전에서 나달과 맞붙었던 다닐 메드베데프(24·러시아·5위) 역시 우승 후보로 꼽을 만합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결승전에서 나달을 4시간 50분 동안 괴롭혔지만 결국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올해 US 오픈 여자 단식 1번 시드를 받은 카롤리나 플리스코바. US 오픈 홈페이지


여자 단식에서도 지난해 우승자비앙카 안드레스쿠(20·캐나다·6위)를 비롯해 애슐리 바티(24·호주·1위), 시모나 할레프(29·루마니아·2위), 엘리나 스비톨리나(26·우크라이나·5위), 키키 베르턴스(29·네덜란드·7위), 벨린다 벨리치(23·스위스·10위) 등 세계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 가운데 6명이 불참을 선언한 상황.


그 덕에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이 없는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8·체코·3위)가 1번 시드를 받았습니다.


이어 올해 호주 오픈 챔피언 소피아 케닌(22·미국·4위)이 2번 시드를 받아 대진표 반대쪽에서 1라운드를 시작합니다.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24회) 우승 타이 기록에 도전 중인 세리나 윌리엄스. 뉴욕=로이터 뉴스1 


세계랭킹으로 보면 두 선수가 가장 우승할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8위)가 정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윌리엄스가 올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역사상 네 번째 '엄마 메이저 챔피언'이 됩니다. 


윌리엄스는 2017년 9월 1일 딸 올림피아를 낳은 뒤 코트에 복귀해 네 차례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는 못했습니다.


윌리엄스가 이번 대회에 우승하면 또 마거릿 코트(78·호주)와 함께 역대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US 오픈 본선 무대를 밟게 된 권순우. 동아일보DB


한국 선수 가운데는 권순우(23·CJ 후원·73위)가 남자 단식 본선에 출전합니다.


권순우는 지금까지 네 차례 메이저 대회 본선에 나섰지만 아직 첫 승을 기록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번 대회는 예선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정현(24·제네시스 후원·144위) 등 다른 한국 선수는 랭킹 미달로 출전권을 얻지 못했습니다.


정현은 같은 기간 ATP 챌린저 대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이번 US 오픈은 예선뿐 아니라 관중도 없습니다.


메이저 테니스 대회를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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