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지난해 프랑스 오픈 당시 라파엘 나달. 프랑스 오픈 홈페이지


옛날 옛적 라파엘 나달 황제가 다스리는 롤랑 가로스 제국이 있었습니다.


나달 황제는 2005년 처음 권좌를 차지한 뒤 줄곧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나달 황제가 전투 중 부상을 당할 때마다 다른 인물이 황제를 칭하기도 했던 게 사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지나기도 전에 나달 황제는 권좌를 되찾곤 했답니다.


지난해 US 오픈 당시 라파엘 나달. US 오픈 홈페이지


나달 황제는 대서양 건너 빌리 진 킹 코트에도 식민지를 두고 있었습니다.


올해 그곳에서도 전투가 벌어졌지만 나달 황제는 역병이 돈다는 이유로 원정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도미니크 팀 장군이 그 코트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는 여세를 몰아 롤랑 가로스까지 노리고 있는데…


프랑스 오픈이 열리는 롤랑 가로스 경기장. 프랑스 오픈 홈페이지


'클레이 코트 위의 대격전'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올립니다.


프랑스 파리 롤랑 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은 호주 오픈과 윔블던 사이에 일정을 잡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입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됐습니다.


지난해 프랑스 오픈 결승전 당시 라파엘 나달. 파리=로이터 뉴스1


올해도 가장 강력한 남자 단식 우승 후보는 역시 '클레이 코트 황제' 라파엘 나달(34·스페인·세계랭킹 2위)입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한 나달은 개인 통산 13번째 머스팃티어컵(프랑스 오픈 넘자 단식 우승 트로피)을 노립니다.


남녀부를 통틀어 특정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12번 차지한 건 프랑스 오픈에서 나달뿐입니다.


만약 나달이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와 함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20회) 타이 기록을 쓰게 됩니다.



페더러는 무릎 부상 때문에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습니다.


나달은 자신이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US 오픈을 건너 뛰고 이 대회 준비에 전념했습니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통산 481승 50패(승률 .90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프랑스 오픈 당시 도미니크 팀. 프랑스 오픈 홈페이지


나달에게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는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3위)을 꼽을 수 있습니다.


팀은 기본적으로 클레이 코트에서 통산 242승 80패(승률 .752)로 통산 승률(.673)보다 강한 면모를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팀은 프랑스 오픈에서도 최근 2년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번번이 나달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2018년에는 0-3으로 패했지만 지난해에는 1-3으로 한 세트는 따내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선보였다는 것. 


게다가 올해는 US 오픈에서 우승도 차지했기 때문에 여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프랑스 오픈 우승 당시 노바크 조코비치. 프랑스오픈 홈페이지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우승 후보입니다.


조코비치는 US 오픈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실격패로 16강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대신 21일 막을 내린 이탈리아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컨디션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조코비치는 2016년 프랑스 오픈 정상을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나달은 손목 부상으로 3회전을 앞두고 기권을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타이거 우즈(오른쪽 앞) 옆에서 골프 샷을 날리고 있는 애슐리 바티.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홈페이지


여자 단식은 뚜렷한 우승 후보를 꼽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클럽챔피언십 골프 대회 우승자애슐리 바티(24·호주·1위)는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US 오픈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3·일본·3위)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번 대회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비앙카 안드레스쿠(20·캐나다·7위)도 빠지면서 세계랭킹 7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 가운데 세 명이 이번 대회에 나서지 않습니다.


2015년 프랑스 오픈 우승 당시 세리나 윌리엄스. 동아일보DB


따라서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9위)를 우승 후보로 지목하는 게 자연스러울 터.


문제는 윌리엄스가 출산 휴가에서 돌아온 뒤로 2% 부족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윌리엄스는 2018년 대회 때는 16강을 앞두고 기권했고 지난해에는 3라운드에서 탈락했습니다.


윌리엄스는 프랑스 오픈에서 2002, 2013, 2015년 등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선수입니다.


윌리엄스가 이 대회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다면 마거릿 코트(78·호주)와 함께 메이저 대회 역다 최다 우승(24회) 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올해 US 오픈 1회전 당시 권순우. US 오픈 홈페이지


US 오픈과 마찬가지로 한국 선수 가운데는 권순우(23·CJ 후원·82위)가  유일하게 이 대회에 출전합니다.


권순우 프랑스 오픈 본선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권순우는 디비즈 샤란(34·인도·57위)과 조를 이뤄 이번 대회 복식에도 참가할 계획입니다.


정현(24·제네시스 후원·150위)은 예선 2회전에서 렌조 올리보(28·아르헨티나·209위)에게 0-2(6-75-7, 2-6)로 패하면서 본선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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