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게 된 키움 김하성. 동아일보DB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는 미 해군 제3 함대 사령부가 위치한 군항(軍港) 도시로 유명합니다.

 

이제 한국 야구 팬들이 이 도시 이름을 들을 일이 더 많아지게 생겼습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하성(25·키움)이 이 도시 연고팀 유니폼을 입게 됐기 때문입니다.

 

샌디에이고유니언트리뷴은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4년간 2500만 달러(약 273억 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메이저리거 꿈을 눈 앞에 두게 된 김하성. 동아일보DB

단, 아직 구단 공식 발표가 나온 건 아니라 저 돈이 보장 금액인지 아니면 최대 금액인지 등은 현재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한파가 불어닥친 현재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일단 훈훈한 계약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로 건너간 한국인 타자 가운데 강정호(33·전 피츠버그) 정도를 제외하면 성공 사례를 찾기가 힘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또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지난해 태평양을 건넌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모토(筒香嘉智·29)가 2년간 1200만 달러에 탬파베이와 계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넥센(현 키움)에 1285만 달러를 이적료로 안겼던 박병호. 미네소타 홈페이지

포스팅 방식으로 한국 선수를 데려 간 메이저리그 팀은 원 소속 구단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2018년 개정한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계약 금액이 딱 2500만 달러라면 키움은 그 중 20%에 해당하는 500만 달러를 받습니다.

 

여기서 돈이 늘어날 때마다 그 돈 가운데 17.5%를 추가로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2600만 달러에 계약했다면 517만5000 달러(=500만 달러 + 17만5000 달러)를 받는 방식입니다.

 

키움은 전신 넥센 시절 박병호를 미네소타에 보내고 받은 이적료 1285만 달러(약 147억 원) 덕에 창단 후 처음으로 2016년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샌디에이고 시절 박찬호. 동아일보DB

샌디에이고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47)가 2005, 2006년 뛰었던 팀이기도 합니다.

 

텍사스에서 뛰던 박찬호는 2005년 7월 30일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으며 2007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뉴욕 메츠로 건너가면서 이 해군 도시를 떠났습니다.

 

이후 한국계 투수인 차승 백(40·미국 귀화 전 백차승)도 2008년 이 팀에서 활약했습니다.

 

한국인 타자가 샌디에이고서 뛰게 되는 건 김하성이 처음입니다.

 

김하성이 내년에 메이저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되면 역대 열 번째 한국계 메이저리거 타자가 됩니다.

 

▌한국 출신 역대 메이저리거 타자
 이름  데뷔일  포지션  소속팀  상대팀
 최희섭  2002-09-03  1루수  시카고 컵스  밀워키
 추신수  2005-04-21  중견수  시애틀  오클랜드
 강정호  2015-04-08  대타  피츠버그  @신시내티
 롭 레프스나이더  2015-07-11  2루수  뉴욕 양키스  @보스턴
 박병호  2016-04-04  지명타자  미네소타  @볼티모어
 이대호  2016-04-04  대타  시애틀  @텍사스
 최지만  2016-04-05  좌익수  LA 에인절스  시카고 컵스
 김현수  2016-04-10  좌익수  볼티모어  탬파베이
 황재균  2017-06-28  3루수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
 김하성  ?  ?  샌디에이고  ?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를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김하성이 계속 유격수를 맡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타티스 주니어는 '한한한만두' 주인공 페르난도 타티스(45)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3루수 자리에도 '3억 달러 사나이' 매니 마차도(28)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김하성은 2루수 또는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0년 샌디에이고 내야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에릭 호스머, 제이크 크로넨워스(왼쪽부터).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샌디에이고는 1969년 메이저리그에 합류한 팀으로 아직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적은 없습니다.

 

대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주인공 블레이크 스넬(28·전 탬파베이)을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이어 이날 김하성과 함께 일본인 투수 다루빗슈 유(34·전 시카고 컵스)까지 데려오면서 확실하게 '윈 나우'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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