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트리플 더블을 완성하는 경기 10번째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는 러셀 웨스트브룩(왼쪽).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이제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트리플 더블 머신'은 오스카 로버트슨(83)이 아니라 러셀 웨스트브룩(33·워싱턴)입니다.

 

웨스트브룩은 팀이 124-125로 패한 10일(이하 현지시간) 애틀랜타 방문 경기에서 28득점, 13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웨스트브룩은 이로써 시즌 36번째이자 통산 182번째 트리플 더블 기록을 남기면서 NBA 통산 최다 트리플 더블 1위로 올라섰습니다.

 

개인 통산 182번째 트리플 더블에 성공하는 러셀 웨스트브룩. 유튜브 화면 캡처

그 전까지는 트리플 더블 경기를 181번 펼친 뒤 은퇴한 로버트슨이 이 기록 1위 주인공이었습니다.

 

로버트슨은 데뷔 후 처음 맞이한 1960~1961 시즌 트리플 더블을 26차례 남겼습니다.

 

당시 통산 최다 트리플 더블 1위 기록이 32회였는데 한 시즌 만에 이 기록을 턱 밑까지 추격한 겁니다.

 

보스턴 골대를 향해 진격하는 오스카 로버트슨(오른쪽).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이 기록 보유자였던 밥 쿠지(93)는 1961년 10월 28일 안방 경기에서 뉴욕을 상대로 이 기록을 33회로 늘렸습니다.

 

그러나 로버스튼이 그해 11월 11일 시카고 방문 경기에서 27득점, 15리바운드, 16어시스트로 시즌 여덟 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면서 쿠지를 뛰어넘게 됩니다.

 

로버트슨은 이후 거의 50년 동안  계속 트리플 더블 머신 자리를 지켰지만 이날 2만1730일 만에 로버트슨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습니다.

 

사실 여전히 '점유율'에서는 웨스트브룩이 로버스튼에게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로버트슨이 활약한 1960~1961 시즌부터 1973~1974 시즌까지 14시즌 동안 NBA에서 트리플 더블은 총 568번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전체 트리플 더블 가운데 31.9%가 로버트슨 차지였던 겁니다.

 

웨스트브룩은 10일 현재 트리플 점유율 16.6%(1096번 중 182번)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최근에는 트리플 더블이 쏟아지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게다가 어쩌면 로버트슨이 남긴 트리플 더블은 181번 이상일지 모릅니다.

 

NBA는 1972~1973 시즌까지는 블로킹과 스틸을 집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경기당 평균 블로킹이 7, 8개는 됐다"는 평을 듣는 윌트 체임벌린(1936~1999)은 트리플 더블을 78번 밖에(?)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체임벌린이 배구계로 건너가기 전 마지막으로 NBA에서 뛰었던 게 바로 1972~1973 시즌입니다.

 

아, NBA는 1978~1979 시즌까지는 트리플 더블을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기록 밀어주기'라는 측면에서 볼 때도 예전 선수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던 겁니다.

 

그게 통산 순위를 바꿀 만큼 영향을 줬는지 아닌지는 영원히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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