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고토 미우. 요코하마=로이터 뉴스1

어떻게든 스포츠에 숟가락을 얹지 못해 안달인 정치인이 넘쳐나는 건 역시 한국이나 일본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냉정하게 말해 쥐뿔도 도와준 게 없으면서 사람들 관심을 좀 모은다 싶으면 어떻게든 자기 침도 묻히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73) 일본 나고야(名古屋) 시장은 문자 그대로 올림픽 메달에 침을 묻혔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소프트볼 결승전에서 6회 1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기뻐하는 고토 미우(가운데). 아사히(朝日)신문 제공

가와무라 시장은 4일 나고야에서 나고 자란 2020 도쿄 올림픽 소프트볼 금메달리스트 고토 미우(後藤希友·20)를 불러 축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왼손 투수는 고토 미우는 이번 올림픽 때 10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를 3개만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금메달 획득에 도움을 준 선수입니다.

 

고토가 자기 금메달을 걸어주자 마스크를 쓰고 있던 가와무리 시장은 '턱스크' 모드로 전환한 뒤 이 금메달을 깨물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도 됐다는 듯이 폼을 잡은 것.

 

올림픽 금메달을 깨물고 있는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 아사히(朝日)신문 제공

언론에서 이 장면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문자 그대로 난리가 났습니다.

 

가와무라 시장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를 한 데 대해 크게 반성한다"고 했지만 물을 이미 엎지른 다음.

 

12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불만 e메일, 전화가 총 7479건 들어왔습니다.

 

고토가 몸담고 있는 소프트볼 팀 모기업 도요타(豊田) 자동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아예 메달을 바꿔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도요타는 IOC 최상위 스폰서인 올림픽 파트너(TOP·The Olympic Partner)이기도 합니다.

 

결국 IOC에서 메달 교환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고토는 새 메달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핌 관계자는 "일본 대표팀 동료와 함께 쟁취한 금메달을 그냥 바꾼다고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면서 "가와무리 사장 책임이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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