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뉴질랜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겨울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조이 사도스키시노트. 베이징=로이터 뉴스1

뉴질랜드 스보노드 대표 조이 사도스키시노트(21)가 2022 베이징(北京) 올림픽 여자 슬로프스타일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가 됐습니다.

 

사도스키시노트는 6일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장자커우(張家口) 원딩(雲頂)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대회 결선 3차 시기에서 92.88점을 받아 1위에 올랐습니다.

 

사도스키시노트 3차 시기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슬로프스타일은 선수 한 명이 1~3차 시기를 진행한 뒤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 종목입니다.

 

사도스키시노트는 1차 시기 때 84.51점으로 1위에 올랐지만 2차 시기 때 87.68점을 받은 줄리아 마리노(25·미국)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차 시기에 때 혼자서만 90점을 넘기면서 결국 가장 좋은 성적으로 이날 연기를 마쳤습니다.

 

한글로 '뉴질랜드'라고 쓴 보드복을 입은 사도스키시노트. 평창=로이터 뉴스1

사도스키시노트는 2018년 평창 대회 빅에어 동메달리스트 출신이기도 합니다.

 

이 동메달이 뉴질랜드 선수가 겨울 올림픽에서 따낸 첫 번째 동메달이기도 했습니다.

 

사도스키시노트는 당시 오른팔에 한글로 '뉴질랜드'라고 쓴 보드복을 입고 연기를 펼쳐 한국 팬들에게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남반구 국가 대표는 처음으로 겨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애널리스 코버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

뉴질랜드 선수가 겨울 올림픽에서 따낸 첫 (은)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나왔습니다.

 

애널리스 코버거(51)가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에서 1분33초10을 기록하며 뉴질랜드는 물론 남반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겨울 올림픽 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러니까 여자 선수가 뉴질랜드 첫 겨울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전부 따낸 겁니다.

 

뉴질랜드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겨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니코 포티어스. 평창=로이터 뉴스1

그렇다고 뉴질랜드 겨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전부 여자 선수인 건 아닙니다.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 니코 포티어스(21)도 평창 대회 하프파이프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래도 여자 선수가 전체 메달 가운데 4분의 3을 따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 선수 입장 중인 뉴질랜드 선수단. 베이징=AP 뉴시스

반면 역대 뉴질랜드 겨울 올림픽 참가 선수 가운데는 3명 중 2명이 남자였습니다.

 

연인원 기준으로 뉴질랜드 대표로 겨울 올림픽에 참가한 남자 선수는 98명(64.4%), 여자 선수는 54명(35.6%)입니다.

 

참고로 같은 기준으로 역대 겨울 올림픽 참가 선수 가운데 여자 선수 비율은 30.7%(3만4416명 중 1만554명)입니다.

 

제1회 겨울 올림픽이었던 1924년 샤모니 대회 때는 전체 참가 선수 258명 가운데 13명(5.0%)만 여자 선수였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숫자가 늘기 시작해 이번 베이징 대회 때는 45.0%(2874명 중 1292명)까지 늘었습니다.

 

여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겨울 올림픽도 점점 '성평등 대회'가 되고 있는 겁니다.

 

샤모니 대회 때는 16개 세부 종목 가운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과 페어 등 두 종목에만 여자 선수 참가를 허용했습니다.

 

이러면 여자 선수 참가 가능 세부 종목 비율은 12.5%(= 2 ÷ 16)이 됩니다.

 

이번 베이징 대회 때는 이 비율이 54.1%(109개 세부 종목 중 59개)까지 늘었습니다.

 

1960년 스쿼밸리 올림픽을 앞두고 연습 중인 미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미국 CBS 방송 홈페이지

1960년 스쿼밸리 대회 때 여자 선수 비율과 참가 가능 세부 종목 숫자가 늘어난 건 경기장 시설 때문.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쿼밸리는 스키 리조트 하나만 덩그라니 있는 작은 마을이었고 당시 대회 조직위원회는 썰매 경기용 슬라이딩 센터를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대신 스피드스케이팅에 여자부를 신설하면서 남자 선수가 줄고 여자 선수가 늘었습니다.

 

한국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제공

여자 선수 참가 가능 종목 가운데 루지 2인승봅슬레이 4인승은 좀 애매합니다.

 

루지 2인승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봅슬레이 4인승은 2018년 평창 대회 때부터 남자 종목에서 성별 구분 없는 오픈(open) 종목으로 바뀌기는 했습니다.

 

단, 아직까지 이 종목에 출전한 여자 선수는 전무합니다.

 

2018 평창 올림픽 노르딕 복합 단체전 시상식. 평창=로이터 뉴스1

반면 스키 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동시에 진행하는 노르딕 복합은 아예 여자 선수가 참가할 수 없는 종목입니다.

 

여름·겨울 올림픽을 통틀어 여자 선수 출전을 원천봉쇄하는 종목은 금메달 3개를 걸어 둔 노르딕 복합뿐입니다.

 

노르딕 복합이 여자 선수 참가를 제한하는 건 '스키점프는 여자 선수에게 너무 위험하다'는 편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키 점프 여제 다카하시 사라 비행 모습. 국제스키연맹(FIS) 제공

스키 점프는 1924년 샤머니 대회 때부터 겨울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지만 2014년 소치 대회 때가 되어서야 여자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여전히 남자 선수는 라지힐(높이 120m)과 노멀힐(높이 90m) 경기가 모두 있지만 여자 선수는 노멀힐 경기만 치릅니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 남자 선수는 베이징에서 메달을 최대 4개까지 딸 수 있지만 여자 선수는 2개가 전부입니다.

 

한국 겨울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 전이경(왼쪽). 동아일보DB

역대 한국 겨울 올림픽 대표 선수 가운데는 36.7%(551명 중 202명)이 여자 선수였습니다.

 

한국이 역대 겨울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 69개 가운데는 남자 선수가 38개(55.1%), 여자 선수가 31개(44.9%)를 따냈습니다.

 

금메달만 따지면 남자 선수가 15개(48.4%), 여자 선수가 16개(51.6%)로 1개가 더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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