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 선수들에게 희망을 준다.
오카자카 신지(岡崎愼司·36)

 

시즌 23호 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손흥민(가운데). 토트넘 제공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정말 오기는 옵니다.

 

손흥민(30·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반복합니다.

 

손흥민이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EPL 골든 부트를 차지했습니다.

 

축구 통계 사이트 '월드풋볼닷넷'에 따르면 유럽 5대(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프로축구 무대로 범위를 넓혀도 손흥민이 아시아 출신 첫 득점왕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 받는 골든 부트를 받아든 손흥민. 토트넘 제공

손흥민은 2021~2022 EPL 팀 마지막 경기였던 22일(이하 현지시간) 노리치 방문 경기에서 후반 25분에 첫 골(시즌 22호)을 넣은 뒤 5분 뒤에도 골망을 흔들었습니다(시즌 23호).

 

이대로 이날 EPL 경기가 모두 끝나면 손흥민이 단독 득점왕에 오르는 상황.

 

그러나 전날까지 22골로 득점 단독 선두였던 모하메드 살라흐(30·리버풀)도 이날 안방 경기에서 후반 39분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EPL 규정에 따라 골 숫자가 똑같으면 다른 조건에 관계 없이 모든 선수가 전부 득점왕입니다.

 

따라서 손흥민은 살라흐와 함께 이번 시즌 공동 득점왕으로 EPL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습니다.

 

맹렬한 추격전을 벌여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

손흥민 이전까지 아시아 조금 더 정확하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국 출신 선수가 유럽 5대 리그에서 기록한 최고 득점 순위는 4위였습니다.

 

차범근(69)이 독일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1986 시즌 17골을 넣으면서 분데스리가 득점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바히드 하셰미안(46·이란·Vfl 보훔)이 2003~2004 시즌 역시 분데스리가에서 16골로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EPL에서는 마크 비투카(47·호주·비들즈브러)가 14골로 2006~2007 시즌 득점 4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손흥민도 17골로 지난 시즌 EPL 득점 순위 4위였습니다.

 

시즌이 아니라 통산 기록이라는 사실에 주의!

또 유럽 5대 리그 경기에서 한 시즌에 20골 이상을 넣은 것도 손흥민이 처음입니다.

 

이전까지는 1985~1986 차범근 그리고 지난 시즌 손흥민이 넣은 17골이 유럽 5래 리그에서 뛴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이었습니다.

 

사실 커리어 기준으로 이 5개 리그 경기에서 20골 이상 넣은 아시아 선수는 20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유럽 1부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손흥민보다 시즌 득점이 많았던 선수는 없습니다.

 

알리레자 자한바흐슈(29·이란·현 페예노르트)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AZ 알크마르에서 뛰던 2017~2018시즌 21골을 넣은 게 이전 기록이었습니다.

 

이제 '손흥민 존'은 거짓말인지 유통 기한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시즌 17골에서 23골로 늘어난 건 득점력이 35.3% 올랐다는 뜻입니다.

 

손흥민이 한 시즌 만에 이렇게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던 이유는 '위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흥민은 원래 주로 '왼쪽 윙어'라고 평가 받던 선수였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슈팅 위치만 놓고 보면 '센터 포워드'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도우미'에서 '해결사'로 포지션이 바뀐 셈입니다.

 

해리 케인은 여전히 손흥민 득점을 가장 많이 도운 선수입니다.

이 위상 변화는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은 손흥민 단짝 해리 케인(29)이었습니다.

 

케인이 지난해 넣은 23골 가운데 5골을 손흥민이 도왔습니다.

 

올 시즌 17골 가운데 손흥민이 도운 건 2골로 줄었습니다.

 

대신 케인은 올 시즌 손흥민의 득점을 다섯 번 도왔습니다.

 

1일 안방 레스터시티전에서 손흥민에게 도움을 받아 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해리 케인. 토트넘 제공

그러니 오프 시즌마다 케인이 팀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도 우연은 아닙니다.

 

과연 올해 여름에는 아무 말 없이 지나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손흥민은 과연 다음 시즌에도 이 정도 득점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케인의 도움이 여전히 필요하지 않을까요?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영향으로 EPL 2022~2023시즌은 8월 5일 막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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