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일 안방 주니치전 3회말 공격 때 홈런을 날리고 있는 무라카미 무네타카. 아사히(朝日) 신문 제공

무라카미 무네타카(村上宗隆·22·야쿠르트)가 5연타석 홈런을 날렸습니다.

 

이전까지는 일본 프로야구는 물론 한국 프로야구 그리고 미국 적어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없던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언론에서 보통 '세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라는 표현을 쓰는 기록을 남긴 겁니다. 

 

대만 프로야구에서도 4연타석 넘게 홈런을 계속 친 타자는 없습니다.

 

지난달 31일 고시엔 구장에서 안방팀 한신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날린 무라카미 무네타카. 아사히(朝日) 신문 제공

시작은 지난달 31일 고시엔(甲子園) 구장이었습니다.

 

무라카미는 안방 팀 한신(阪神)에 0-2로 끌려가던 7회초에 선두 타자로 1점 홈런을 날렸습니다.

 

이어 9회초에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2 동점을 만드는 홈런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계속해 연장 11회초에는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결승 2점포를 치면서 3연타석 홈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개인 첫 3연타석 홈런을 날린 뒤 기념 촬영에 나선 무라카미 무네타카. 아사히(朝日) 신문 제공

무라카미가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때린 건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무라카미의 '홈런포'는 메이지진구(明治神宮) 구장에서 열린 2일 안방 주니치(中日)전 때도 식을 줄 몰랐습니다.

 

(1일은 월요일이라 경기가 없었습니다.)

 

무라카미는 1회말 첫 타석에서 1점 홈런을 치면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14번째 4연타석 홈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개인 첫 4연타석이자 시즌 38번째 홈런을 쏘아 올린 무라카미 무네타카. 유튜브 캡처

무라카미는 "약간 의식했다. 홈런 치는 꿈을 꾸고 나왔기 때문에 혹시 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는 '마사유메(正夢·들어 맞은 꿈)'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대기록이 나온 건 3회말이었습니다.

 

1사 1루 상황에서 들어선 무라카미는 주니치 선발 야나기 유야(柳裕也·28)가 던진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습니다.

 

세계 프로야구 최초로 5연타석 홈런을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 유튜브 캡처

무라카미는 "5연타석 홈런을 치면 좋겠다는 마음을 참고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격 자세가 좀 무너졌지만 (공이 배트에 맞을 때) 왼손 감각이 매우 좋았다"고 홈런 순간을 전했습니다.

 

무라카미는 6회말 이 경기 세 번째 타석에서 6타석 연속 홈런을 노렸지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에 그쳤습니다(?).

 

야쿠르트는 결국 주니치에 5-0 완승을 거두고 센트럴리그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2000년 현대 박경완(50), 2014년 삼성 나바로(35), 2017년 한화 로사리오(33)가 4연타석 홈런을 친 게 최다 기록입니다.

 

박경완과 로사리오는 한 경기에서 4연타석 홈런을 날린 반면 나바로는 그해 6월 20일과 22일 두 경기에 걸쳐 기록을 남겼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020년 8월 23일 호세 아브레우(35·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남긴 4연타석이 최다 기록입니다.

 

대만에서는 중신(中信) 소속 청타오룽(曾陶鎔·31)이 2017년 5월 5일 4연타석 홈런을 친 적이 있습니다.

 

프로야구 첫 5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뒤 기념 촬영 중인 무라카미 무네타카.아사히(朝日)신문 제공

무라카미의 이날 두 번째 홈런은 시즌 39호로 개인 통산 최다 타이 기록이었습니다.

 

무라카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59홈런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습니다.

 

오사다하루(王貞治·82)가 1964년 기록한 일본인 타자 최다 홈런(55개) 기록을 넘어서는 숫자입니다.

 

일본 프로야구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13년 팀 선배 발렌틴(38)이 남긴 60개입니다.

 

5연타석 홈런을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아사히(朝日)신문 제공

무라카미는 성씨뿐 아니라 별명도 무라카미(村神)입니다. 신처럼 잘 친다는 뜻입니다.

 

무라카미는 홈런뿐 아니라 타점(98점)에서도 선두고 타율(0.321)은 센트럴리그 2위입니다.

 

타율마저 1위에 등극하게 되면 무라카미는 1982년 오치하이 히로미쓰(落合博滿·69)를 넘어 일본 프로야구 최연소 타격 3관왕 기록도 세울 수 있습니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9월 19일 안방 경기 때 이미 NPB 최연소(21개월 7개월 17일) 통산 100홈런 기록을 남긴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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