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시즌 62호 홈런을 날리고 있는 에런 저지. 알링턴=로이터 뉴스1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결국, 기어이, 드디어, 마침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시즌 62번째 홈런 판결을 내렸습니다.

 

저지는 4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 방문 연속 경기(더블헤더) 2차전에 톱타자로 출전했습니다.

 

텍사스 선발 헤수스 티노코(27)가 던진 공 두 개를 먼저 지켜본 저지는 시속 142㎞로 들어온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지면에서 35도 위쪽을 향해 시속 161km 출발한 이 타구는 결국 119m를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습니다.

 

 

저지는 이 홈런으로 1961년 팀 선배 로저 메리스(1934~1985)가 남긴 아메리칸리그(AL) 시즌 최다 홈런 기록(61개)을 새로 썼습니다.

 

저지는 지난달 28일 토론토 방문 경기에서 61호 홈런을 쏘아올린 뒤 19타석 만에 새 기록을 썼습니다.

 

무라카미 무네타카(村上宗隆·22·야쿠르트)가 타이 기록을 쓴 뒤 61타석 만에 신기록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빠른 기록.

 

그러나 59호 홈런부터 61호 홈런까지 14경기 사이에 홈런은 60호 딱 한 개밖에 없었습니다.

 

시즌 62호 홈런 타구를 지켜 보는 에런 저지. 알링턴=AP 뉴시스

내셔널리그까지(NL)를 포함하면 시즌 62번째 홈런을 친 선수가 나온 건 2001년 10월 5일 새미 소사(54·시카고 컵스) 이후 20년 11개월 29일 만입니다.

 

소사가 시즌 62호 홈런을 날린 건 배리 본즈(58·샌프란시스코)가 같은 해 9월 9일 같은 기록을 남긴 다음이었습니다.

 

소사는 결국 64홈런으로 시즌을 마쳤고 본즈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73홈런을 쳤습니다.

 

그리고 소사는 마크 맥과이어(59·세인트루이스)와 함께 1998년과 1999년에도 홈런을 62개 넘게 날렸습니다.

 

▌ 메이저리그 역대 시즌 홈런 톱 10
 순위  이름  연도  리그  팀  홈런
 ①  배리 본즈  2001  NL  샌프란시스코  73
 ②  마크 맥과이어  1998  NL  세인트루이스  70
 ③  새미 소사  1998  NL  시카고 컵스  66
 ④  마크 맥과이어  1999  NL  세인트루이스  65
 ⑤  새미 소사  2001  NL  시카고 컵스  64
 ⑥  새미 소사  1999  NL  시카고 컵스  63
 ⑦  에런 저지  2022  AL  뉴욕 양키스  62
 ⑧  로저 메리스  1961  AL  뉴욕 양키스  61
 ⑨  베이브 루스  1927  AL  뉴욕 양키스  60
 ⑩  베이브 루스  1921  AL  뉴욕 양키스  59
 장칼로 스탠턴  2017  NL  마이애미

 

단, 맥과이어와 본즈 그리고 소사 이야기에는 경기력 향상 물질(PED) 사용자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닙니다.

 

그러니까 저지는 소위 '스테로이드 시대'가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처음 등장한 '60홈런 클럽' 회원인 셈입니다.

 

메리스의 아들은 로저 메리스 주니어 씨 역시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메리스 주니어 씨는 저지가 62호 홈런을 치자 트위터에 "이제 우리는 '클린 홈런왕'을 축하할 수 있다"고 남겼습니다.

 

 

맥과이어, 본즈, 소사를 제외하면 60홈런 클럽 멤버는 양키스 선후배인 조지 허먼 '베이브' 루스(1895~1948), 메리스 그리고 저지뿐입니다.

 

메리스가 61홈런을 기록한 1961년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162경기 체제였지만 메리스는 163번째 경기에서 61호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그해 4월 22일 볼티모어 방문 경기가 5-5 무승부로 끝나면서 같은 대진을 한 번 더 편성했기 때문입니다.

 

루스가 60홈런을 남겼던 1927년에도 양키스는 4월 14일 경기 무승부로 원래 일정보다 한 경기 더 많은 155경기를 소화했습니다.

 

세 선수 중 저지만 오른손 타자입니다.

올해 양키스도 아직 한 경기를 더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저지가 홈런을 추가할 가능성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단, 트리플 크라운 달성은 물 건너 갔다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저지는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기록한 뒤 경기에서 빠지면서 타율 .311(750타수 177안타)를 기록 중입니다.

 

저지가 현재 타율 1위(.316) 루이스 아라에스(25·미네소타)를 넘어서려면 최종전에서 5타수 6안타는 기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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