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MLB

NL MVP의 향방은?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각종 타이틀이 어떤 선수에게 돌아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건 단연 MVP다. 특히 앨버트 푸홀스가 거의 확정적으로 보이던 NL에서, 카를로스 벨트란이 공수에 걸쳐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투표의 향방을 미궁 속으로 몰고 있다. 과연 둘 가운데 누가 MVP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팀 승리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가 MVP 타이틀을 차지해야 된다고 믿는다. 한 선수가 팀 승리에 기여한 정도를 보여주는 메트릭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윈 쉐어(Win Shares, 이하 WS)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27의 WS를 기록중이다. 3 WS를 1승이라고 본다면, 두 선수의 존재로 인해 카디널스와 메츠는 각각 추가적인 9승을 더 거두고 있는 셈이다. 타격에 있어서는 25.4의 WS를 기록한 푸홀스가 벨트란(21.2)에 앞서 있다. 하지만 수비에 있어서는 벨트란이 더 높은 WS를 기록하고 있다. 1루수 푸홀스(1.5)에 비해 중견수 벨트란(5.9)의 가치가 더 높은 것이다.

필라델피아의 라이언 하워드 역시 개인 기록이라면 뒤지지 않는다. 오늘 현재까지 .293/.383/.614의 뛰어난 타격 라인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런(43)과 타점(112)은 각각 NL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의 팀 성적은 라이언 하워드를 선택하는 데 주저함을 안긴다. 실제로 그의 WS는 17로 푸홀스와 벨트란에 한참 뒤지는 기록이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성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결국 그것이 팀의 승리로 연결되는 데 있어서는 위의 두 선수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 글에서 하워드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하겠다.

따라서 이 두 선수를 후보로 놓고 이야기 하자면, 아무래도 무게는 벨트란 쪽으로 쏠린다. 기본적으로 팀 성적이라는 측면에서 메츠가 카디널스보다 우위에 있다. 이 점은 투표인단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요소다. 게다가 푸홀스가 초반의 폭주 모드로 시즌이 진행될수록 뭔가 부족해 보인다는 것도, 분명 벨트란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오늘 맞대결에서 미칠 듯한 푸홀스의 활약을 조용히 잠재워버리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는 점 역시 인상적인 기억이라는 점에서 벨트란에 도움이 될 확률이 높다. 전체적으로, 시즌 초반의 완전한 독주 모드가 오히려 푸홀스에게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더 뛰어난 타자인가에 대한 대답은 사실 여전히 푸홀스라고 믿는다. 사실 NL 전체에서 개인의 능력만 보자면, 확실히 푸홀스보다 뛰어난 선수를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 성적만 보자면, 오히려 하워드가 더 MVP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모든 투표인단이 모든 기록을 꼼꼼하게 챙겨보는 건 아닐 테니 말이다. 확실히 하워드는 남들에게 어필하기 쉬운 영역에서 많은 점수를 따고 있다. 하지만 진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라면 벨트란이 좀더 옳은 선택이라고 믿는다. OPS 1.000이 넘어가는 중견수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수비에서도 리그 탑 클래스라면 확실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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