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 카드와 레드 카드 중간 단계인 '오렌지 카드'를 이르면 2024~2025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축구 '엘리트 리그'에 도입합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연례 업무 회의를 열고 내년 7월 1일부터 오렌지 카드를 시범 도입하기로 결의했습니다.
IFAB는 내년 3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연례 총회를 통해 오렌지 카드 시범 도입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입니다.
오렌지 카드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문. 오렌지 카드는 무엇인가?
답. 한마디로 그저 경고를 주기도 그렇다고 퇴장을 시키기도 애매한 선수에게 '일시 퇴장'을 명하는 제도다.
현재로는 10분간 퇴장이 가장 유력하다.
또 실제로 오렌지색 카드를 꺼내는 대신 전광판을 통해 징계 사실을 알리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렌지 카드를 받은 선수는 '신 빈(sin bin)'이라는 징계 구역으로 이동해 정해진 시간을 채워야 다시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오렌지 카드를 받은 팀은 상대보다 선수 숫자가 적은 상태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럭비, 아이스하키, 핸드볼 등에서 이미 비슷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문. IFAB는 어떤 단체인가?
답. 원래는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축구협회가 지역마다 서로 다른 축구 규칙을 통일하려고 1886년 만든 단체다.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1913년 회원으로 가입했다.
세계 축구계 최상위 조직은 FIFA지만 축구 규칙 개정은 IFAB가 맡는다.
그러니까 오렌지 카드를 A매치(국가대항전) 등에서 쓰는 축구 규칙에 영구 도입하기 전에 일부 프로 리그에서 시범 운용해 보겠다는 뜻이다.
문. 오렌지 카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 옐로카드 징계 효과가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 경기를 보다 보면 수비수가 옐로카드를 받을 걸 알면서도 반칙을 저질러 실점 위기를 넘기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것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올 시즌 EPL 경기에서 나온 옐로카드는 경기당 약 4.5장으로 1992~1993시즌 리그 출범 이후 최다 수준이다.
이런 '전략적(tactical) 반칙'이 경기를 망치고 있다는 게 IFAB 판단이다.
문. 특히 문제가 된 장면이 있었나?
답. 2021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이다.
1-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39)가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잉글랜드 공격수 부카요 사카(22)의 유니폼 상의를 잡아당겼다.
이때 뚫렸다면 이탈리아가 실점할 확률이 높았다.
키엘리니는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이탈리아는 승부차기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면서 옐로카드와 우승을 맞바꿨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문. 다른 기대 효과는 없나?
답. IFAB는 오렌지 카드가 선수들의 과도한 항의를 막는 데도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EPL 경기에서 선수들 항의 건수는 총 34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5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IFAB는 각 팀 주장에게만 심판에게 항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럭비나 배구 등은 이미 이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 오렌지 카드를 프로 리그부터 바로 도입하는 건가?
답. 아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2017~2018 시즌 유소년, 아마추어, 장애인 리그 등 31개 '풀뿌리 리그'에 오렌지 카드를 시범 도입했다.
2년간 시범 운영을 거친 뒤 긍정적인 설문 결과가 나오자 2019~2020 시즌부터는 모든 풀뿌리 리그로 오렌지 카드를 확대했다.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도 내년 2월 개막하는 새 시즌부터 오렌지 카드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문. 오렌지 카드 도입으로 우려되는 건 없나?
답. 선수가 경기를 쉬다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면 부상 위협이 올라갈 것이라고 염려하는 이들이 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 도입 이후 선수들 햄스트링 부상이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또 오렌지 카드를 받은 팀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플레이를 이어갈 것이라 경기가 오히려 지루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팬들이 이 제도 도입 자체를 반대할 우려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