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키움 김혜성(2루수), NC 박건우(외야수), 한화 노시환(3루수), 두산 양의지(포수), NC 손아섭(지명타자), 삼성 구자욱(외야수), LG 홍창기(외갸수), LG 오지환(유격수·왼쪽부터). 뉴스1

11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2023 프로야구 주요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은 뭘까요?

 

일단 LG가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걸 꼽을 만합니다.

 

물론 LG가 29년 만에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른 건 충분히 기념할 만한 일.

 

다만 프로야구 출범 이후 42년 만에 처음 벌어진 일도 있습니다.

 

정규리그 관중 입장 수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한 겁니다.

 

서울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 뉴시스

올해 정규리그 720경기를 찾은 관중은 총 810만326명으로 역대 3위에 해당합니다.

 

2017년(840만688명)과 2016년(833만9577명)만 올해보다 관중이 많았을 뿐입니다.

 

프로야구 관중 숫자는 2018년에도 800만 명을 넘었지만 2019년 728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관중 숫자가 급락했습니다.

 

다시 야구장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게 된 지난해만 해도 관중이 600만2874명에 그치면서 프로야구 위기론이 현실이 되는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관중 숫자가 폭발하면서 이런 걱정은 잠시 내려놓아도 되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위기가 언제 있었냐는 듯 역대 3위

관중 입장 수익을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올해 총 관중 입장 수익은 1233억3309만 원에 달합니다.

 

9월 9일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한 입장 수익은 20일 뒤에 1100억 원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10월 12일에 기어이 1200억 원 고지까지 정복했습니다.

 

이전에는 2018년 923억395만 원이 기록이었는데 기록을 단번에 기록을 33.6%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에도 관중 숫자는 11위였지만 금액(900억4040만 원)으로는 2018년 다음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역대 1위

관중이 최다는 아닌데 입장 수익이 최고라는 건 객단가(客單價)가 높다는 뜻.

 

올해 프로야구 표 한 장은 평균 1만5226원이었습니다.

 

프로야구 객단가가 1만5000원을 넘어선 것도 물론 올해가 처음입니다.

 

최다 관중을 동원한 2017년에는 1만693원으로 올해 70.2% 수준이었습니다.

 

프로야구 객단가는 2016년(1만443원)으로 처음 1만 원을 넘어선 뒤 7년 만에 45.8%가 올랐습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1481원)과 비교하면 관중 1인당 입장 수익이 10배 이상 오른 겁니다.

 

코로나19도 이겨낸 객단가

한국은행 '화폐가치 계산' 서비스에 따르면 1982년 1481원은 올해 6060원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프로야구 티켓이 2.5배 정도 빨리 오른 셈입니다.

 

프로야구라는 산업은 늘 '위기', '적자' 같은 꼬리표를 달고 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는 것.

 

이렇게 티켓 가격이 올랐는데도 사람들이 찾는다는 건 프로야구라는 상품이 그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불과 지난해 초반만 해도 '프로야구 망한다, 망한다'하는 소리가 나왔지만 팬들 선택은 달랐던 겁니다.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이 들어왔는데 노만 저을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물길이 끊기지 않을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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