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최근 10 경기 동안 현대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송지만이다. 이미 몇 차례 언급했지만 한번 뜨거워진 불방망이는 식을 줄을 모른다. 최근 10 경기 타격 라인이 .350/.422/.625다. GPA로 환산했을 때 .346에 달하는 준수한 기록이다. 홈런을 세 개나 때렸고, 득점과 타점도 각각 8개씩 기록했다. 홈런 셋 가운데 두 개는 선두 타자 홈런, 하나는 역전 3점 홈런으로 모두 영양가에 있어서도 만점이었다. 먹튀 송지만의 이미지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덕분에 송지만의 1번 타자론도 여전히 유효한 모습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번 시즌 송지만은 1번(122타석)과 3번(147타석) 타순에 가장 많이 기용됐다. 1번일 경우 .330/.413/.547나 때려냈다. 3번의 경우에는 .208/.278/.262였다. GPA로 비교할 때 1번(.323)이 3번(.191)보다 13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이번 시즌 전체 홈런 10개 가운데 6개도 바로 1번으로 기용됐을 때 터졌다. 확실히 송지만에게 리드오프 역할을 맡겨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팀의 전체적인 사정을 알아봐도 마찬가지다. 송지만을 제외한 타자들이 1번 타순에서 기록한 타격라인은 .288/.351/.399다. 물론 송지만에게 발빠른 리드 오프 역할을 기대하긴 무리다. 하지만 .258을 치는 타자와 .323을 치는 타자의 차이라면 확실히 도루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323을 치는 타자의 승리라고 본다. 나머지 타자들과 송지만의 차이가 그렇다. 전준호를 고려해 봐도 마찬가지다. 전준호는 1번으로 .252/.333/.290을 기록한 반면, 2번으로는 .345/.385/.409를 기록했다. 작전 수행 능력뿐 아니라 전체적인 타격 성적을 고려할 때도 송지만-전준호로 테이블 세터를 구성하는 편이 확실히 팀 득점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서한규의 타격 감각 역시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서한규는 최근 10 경기에서 무려 .483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이는 30 타석 이상을 기록한 현대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물론 .375의 높은 타율이 가장 큰 원동력이지만, IsoD 자체도 .111이나 된다. 타석에서의 침착함과 노림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적시에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따라서 서한규-송지만-전준호로 이어지는 타선이라면 계속해서 클린업 트리오에 찬스를 이어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누누이 강조한 것처럼 현대는 잔여 경기 동안 2위 굳히기를 위해 애써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발판으로 이번 주 삼성과의 수원 시리즈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확실히 9부 능선은 넘어선 상태다. 오늘 경기도 깔끔히 승리를 거둔 뒤, 롯데를 상대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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