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우규민이 또 한 번 무너졌다.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LG의 시즌 2차전. 7회부터 등판해 호투를 거듭하던 LG 신인 정찬헌은 9회초가 시작되면서 강봉규에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하고 만다.

4:4의 팽팽한 동점 상황에서 더더욱 긴장감이 흘렀다. 선동열 감독은 박한이에 희생번트 사인을 냈고, 1사 2루가 되자 김재박 감독은 마무리 우규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다음 타자 신명철은 우규민의 4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범경기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신명철이지만 결과는 평범한 땅볼처럼 보였다.

그때 LG 3루수 김상헌이 타구를 뒤로 빠뜨렸고 강봉규는 3루 진루에 성공했다. 양준혁은 고의사구로 걸렀지만 조동찬이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값진 결승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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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투수도 블론세이브도 아니지만 분명 동점을 지켜내지 못한 데는 우규민의 책임도 있다.

물론 이럴 때마다 일부 LG팬들은 우규민이 '또 너무 다급한 상황에서 올라왔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마무리 투수는 그런 상황에서 올리라고 존재하는 포지션이다.

그래서 예전에도 LG에는 '또 다른 필승 계투 요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기왕이면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투수 말이다. 사실 이런 투수가 있다면 이 투수가 마무리 투수를 맞는 편이 LG에는 더 도움이 될 걸로 보인다.

9회는 다른 이닝보다 훨씬 밀도가 높고 때문에 아웃카운트 하나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다. 마무리 투수에게 탈삼진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탈삼진은 곧 아웃 카운트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이버메트리션들의 계산 결과에 따르면, 탈삼진을 하나를 잡을 때마다 실점은 약 0.133점 줄어든다. 땅볼은 오히려 0.045점이 늘어난다. 오늘 경기 역시 실책 때문이기는 하지만 땅볼이 실점의 빌미가 된 것도 사실이다.

우규민은 분명 좋은 투수다. 하지만 LG의 내야진을 감안할 때 마무리투수에 어울리는 타입은 아니다. LG가 '가을 야구'를 꾼꾼다면 분명 이 점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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