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KBO

거의 다 왔어...


쉿, 아는 사람만 아는 건데
돔구장이 광명에만 있는 게 아냐...
수원에도 돔 구장이 있어...

야구야, 혹시 알고 있었니?

그래, 맞아.
슛돌이돔이야...



너무 부러웠어...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저런 돔에서 한 겨울에도 즐길 수 있구나...

야구를 좋아하면...
비닐 하우스에 난로가 고작일 텐데...

그래서 말인데...
지금이 기회인 것 같아...

무슨 기회냐고?
우리 아이들이 야구를 좋아하게 해줄 기회 말이야...

요즘 꼬마 아이들은 야구를 어려워해...
왜냐고?
어릴 때부터 즐겨본 적이 없으니까...

나 어릴 때가 생각나...
어떻게 글러브가 없는 친구들이 없었잖아...

아니, 글러브 따위 필요 없었어...
텅빈 운동장에 신발로 금을 긋고
베이스도 필요 없었어...
그냥 그리면 되니까...
홈플레이트도 마찬가지...

방망이도 없다고?
주변에 흔한 나무 막대기들...
아니 그것도 필요없었어...
맨주먹도 되니까...

선수가 모자란다고?
포수는 상대편이 봐주면 됐고...
아니, 투수도 필요 없었어...
'찜뽕'이란 게 있었으니까....

그런데 말야...
얼마 전에 사촌 동생들 글러브를 사주려니까..
체육사 한 구석에서 먼지 잔뜩 앉은 걸 주더라...
유행이 지난 피버노바처럼 한 구석에 놓여 있더라고...

마음이 아팠어...
아, 이게 야구의 현실이구나...
나, 정말 이상한 걸 좋아하고 있었구나...

어제는 7시부터 널 다시 볼 수 있었어...
끝나지가 않더라...
8시 뉴스에도 계속 네 얘기뿐이었어...

고깃집에 앉은 사람들도 모두 널 빤히 쳐다보더라고...
기분이 너무 좋았어...
덕분에 뉴스에 이름이 덜 올랐을 정치인들만큼
너무 기분이 좋았어...




그래서 해보고 싶어..
꼬마 아이들에게 야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야구가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 알려주고 싶어졌어...

야구가 길어서 재미없대...
시간 제한이 없는 승부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려줘야겠어...

축구는 스타크래프트잖아...
야구는 삼국지야....
한번 빠지면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늪, Koei社의 삼국지...

녀석들을 늪에 좀 빠지게 해주고 싶어...
초등학생들에게 야구 용품을 선물하는 움직임이 있으면 좋겠어...
동네 공원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어설프더라도 그냥 그 자체를 즐기는 친구들이 늘어나게 해주고 싶어...

정말 재미있으니까...
내가 이상한 걸 하라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어른들도 좀 즐겼으면 좋겠어...
쾌적한 구장에서...
안락한 의자에서....
계절 따라 색이 변하는 천연잔디를 보며...

그런 날이 오겠지?
지금이 기회겠지?
이 기회를 살려야겠지?

해보자, 야구야.
해보자, 야구야.
이번에 꼭 해보자, 야구야.

지금이 아니면 영영 안 될 것만 같아...
초대 WBC 우승국 한국
그리고 2회 WBC 개최국 한국...

조금만 더 힘내
거의 다 왔으니까...

이제 정말 거의 다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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