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VS  
 
ALCS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맞붙을 상대로 LA 에인절스가 결정됐다. 에인절스는 홈 구장에서 열린 ALDS 5차전에서 에이스 바톨로 콜론의 조기 강판에도 2회초 실점 후 2회말 곧바로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간략한 전력 비교를 통해 두 팀간의 ALCS를 예상해 보자.
 
 
 
 
실제 승률에서는 시카고가 앞서는 게 사실이지만, 득/실점 기록은 굉장히 유사하다. 그 결과 득/실점 기록에 기초한 피타고라스 승패를 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양 팀 모두 예상 승수보다 더 많은 승을 챙겼다. 그만큼 효과적인 경기를 펼쳤다는 의미다. 그럼 한번, 양 팀의 공격과 수비를 나누어 비교해 보도록 하자. 먼저 공격이다.
 
 
 
 
양 팀은 일반적으로 "스몰볼" 혹은 "잔야구"를 하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번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시카고는 홈런 순위에서도 3위에 올라 있다. 반면 에인절스의 홈런수는 147개에 불과하다.(10위) 시카고는 삼진도 1,000개나 넘게 당했다. 그만큼 큰 스윙으로 타격에 임하는 선수들도 많았다는 뜻이다. 반면, 에인절스 타자들은 848번밖에 삼진으로 물러나지 않았다. 이는 리그 최소 2위 기록이다.
 
양 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타자로는 역시, "짐승"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폴 코너코를 꼽을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각각 소속팀에서 출루율, 장타율, 홈런 그리고 타점 1위를 기록한 강타자들이다. 하지만 큰 승부는 자잘한 곳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이 두 팀은 뛰는 야구를 선호하며, 번트도 잘 대고, 치고 달리기 작전 역시 자주 구사하는 팀이다. 따라서 대런 어스태드와 스캇 포세드닉 선수 역시 시리즈 흐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공산이 크다고 하겠다. 마찬가지로 ALDS에서 보여준 양 팀 포수의 공격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카고의 A.J. 피어진스키와 LA의 벤지 몰리나 선수 모두 ALDS에서 팀에 인상적인 생산력으로 공헌한 바 있다.
 
 
 
 
이어서 투수력 및 수비다. 양 팀의 가장 큰 자랑은 두꺼운 선수층의 불펜진이다. 에인절스의 K-로드, 스캇 쉴즈, 켈빔 에스코바, 브렌단 도넬리,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대단한 불펜진인지 금새 알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시카고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바비 젠킨스를 필두로, 팀내 세이브 1위인 더스틴 허만슨, 클리피 폴리테, 닐 캇스, 마다소 마르테까지 에인절스와 MLB 불펜 순위 1, 2위를 다툴 만큼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다고 선발진이 뒤지는 것도 아니다. 비록 오늘 부상으로 경기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바톨로 콜론 선수는 이번 시즌 싸이영급 활약을 펼쳤다. (역시 부상중이긴 하지만) 제로드 워시번, 존 래키, 어빈 산타나에 이어 ALCS 1차전 선발로 나설 폴 버드까지, LA의 선발진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는 시카고도 마찬가지. 마크 벌리 선수를 필두로 호세 콘트라레스, 존 갈랜드, 프레디 가르시아, 올란도 에르난데스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물론, 단기전인 만큼 5인 로테이션이 가동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선발로 나서지 않는 선수들이 불펜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보스턴과의 ALDS 마지막 경기에서, '듀크' 올란도 에르난데스 선수가 등판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역시나 단기전이고, 작은 실수가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킬 수도 있는 만큼, 수비력 역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양 팀의 유격수 올랜도 카브레라와 후안 유리베 선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선수 모두 공격에서는 큰 기대치를 가질 수 없을지 몰라도 수비에서만큼은 팀에 확실한 공헌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사실 수비에서는 에인절스에게 약간의 우위를 주고 싶다. 내/외야에서 모두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1루수 얼스태드,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카브레라, 게다가 내/외야 가리지 않고 전 포지션을 맡아 볼 수 있는 피긴스 모두 수비력에 있어선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리즈 전체는 아무래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시카고가 다소 유리해 보인다.  LA는 51시간 동안 무려 세 번째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당연히 체력적인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시카고는 로테이션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반면, LA는 콜론과 워시번의 출장이 불투명하다. LA의 불펜엔 과부하가 걸린 상태지만, 시카고 불펜진은 달콤한 휴식을 즐겼다. 게다가 홈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지난 시즌 ALCS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올해는 또 어떤 승부가 기다리고 있을지 너무도 기대가 크다.
 

+
아래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이므로, 그냥 재미 삼아 보시길 바란다.
 
2001년 WS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애리조나 우승
2002년 DS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애너하임 우승
2003년 WS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플로리다 우승
2004년 CS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레드삭스 우승
2005년 DS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L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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