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LAA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간의 ALCS 2차전은 심판의 오심 하나가 모든 걸 갈라놓았습니다. MLB 팬 여러분 모두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하셨겠습니다만, 현지에서도 근래에 보기 드문 명오심(?)으로 분위기가 모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번, 간략하게 상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그 유명한 9회말 2아웃 풀 가운트. 시카고의 포수, A.J. 피어진스키 선수 상대 투수 켈빔 에스코바의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합니다. 그리고 애너하임의 포수 조쉬 폴 선수는 2아웃에 삼진을 잡은 이후 흔히 그렇듯 마운드를 향해 공을 내던지고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 순간 공이 바운드 되었다고 판단한 피어진스키 1루로 부지런히 달려가고 결국 낫아웃 상태가 되어 세이프가 선언됩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
 

 
동영상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문제가 된 건 주심이 팔동작을 통해 아웃을 선언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듯 입으로는 아웃 콜을 외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주심 덕 에딩스 씨와 피어진스키 선수 모두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피어진스키 선수 1루로 뛰어나갔다는 것입니다.
 
사진을 보시죠.
 
 
 
이 사진을 확대해 보면 ;
 
 
 
분명, 포수 미트는 땅바닥에 닿아 있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볼이 땅에 닿았다고 단정짓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게다가 심판이 손동작으로는 확실히 아웃을 선언했음에도 입으로는 아무런 콜도 하지 않은 점은 분명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것으로 보여 일단 논의를 유보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차치한다 하더라도, 현지 해설진 역시 확실한 삼진이라고 열을 내며 성토할 정도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플레이였습니다. 이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점만으로도 심판은 충분히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게다가 심판 본인이 시카고 출신이라면 더더욱 조심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의 입도마에 오르내리기 충분히 좋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A.J. 피어진스키를 대신해 파블로 오수나 선수가 대주자로 1루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도루 성공. 크리디 선수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결국 2차전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차지합니다. LAA로서는 정말 비극이, 시카고W한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 찾아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한명 더 있습니다. 바로 시카고의 선발 투수 마크 벌리 선수입니다. 사실 마크 벌리 선수 9이닝 동안, 롭 퀸란 선수에게 얻어맞은 솔로 홈런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였습니다. 9이닝, 5피안타, 0 볼넷, 4삼진. 하지만 이 오심 하나로 자신이 맹활약이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정말 희대의 오심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심판의 가족, 친구를 제외하자면, 야구장에 심판을 보러 가는 이들은 매우 드물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으면 않을수록 심판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 되는 셈입니다. 이번 경기는  심판들 - 주심과 3루심이 각종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이는 심판 본연의 역할과 확실히 동떨어진 상황입니다.
 
규칙은 공정하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판의 정확한 판단이 무엇보다 필수적입니다. 인간인지라 실수라는 게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게 명백한 오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뿐만 아니라 심판들도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플레이오프가 되길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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