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챔피언 현대캐피탈 선수단. 현대캐피탈 제공

현대캐피탈이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28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이 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대한항공에 3-2(15-25, 25-23, 19-25, 25-19, 15-13)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현대캐피탈이 컵대회 정상을 차지한 건 2013 안산우리카드컵 이후 11년 만입니다.

 

그리고 2006, 2008, 2010년 대회를 포함해 이번이 다섯 번째 우승입니다.

 

현대캐피탈은 그러면서 대한항공과 함께 남자부 컵대회 최다 우승 타이기록도 보유하게 됐습니다.

 

필리프 블랑(64·프랑스) 감독은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록도 남겼습니다.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최우수선수(MVP) 허수봉.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허수봉(26·아웃사이드 히터)에게 돌아갔습니다.

 

허수봉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31표 중 23표(74.2%)를 받았습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 주장을 맡은 허수봉은 결승에서 팀 내 최다인 21점을 올렸습니다.

 

허수봉은 "우승을 정말 오랜만에 했다. V리그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쿼터 선수 신펑(23·중국·오퍼짓 스파이커)도 우승을 확정하는 블로킹을 포함해 17점을 올렸습니다.

 

또 외국인 선수 레오(34·쿠바·아웃사이드 히터)는 14점, 김진영(22·미들 블로커)은 11점을 보탰습니다.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라이징스타상 수상자 이준협.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 3년 차 세터 이준협(23)은 기량발전상에 해당하는 라이징스타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차전부터 주전 세터로 코트를 밟은 이준협은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팀에 승리를 안기며 결국 '우승 세터'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이준협은 현대캐피탈이 2022~2023 신인 드래프트 때 수련 선수(연습생)로 지명한 선수입니다.

 

이준협은 당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바로 정식 선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김명관(27) 그리고 입단 동기 이현승(23)에 밀려 세터보다는 원포인트 서버로 주로 뛰었습니다.

 

이현승은 당시 드래프트 때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김명관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상태라 올 시즌에는 이준협이 세터로 나올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우승 후 기념 촬영 중인 현대캐피탈 선수단. 현대캐피탈 제공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현대캐피탈은 모든 게 다 좋아 보이지만 당연히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일단 대한항공은 이번 대회 때 정지석(29)을 원래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가 아니라 리베로로 투입했습니다.

 

그런데도 현대캐피탈은 결승에서는 진땀승을 거뒀고 조별리그 경기 때는 아예 2-3으로 패했습니다.

 

김지한(25·우리카드) 정도를 제외하면 컵대회에서 라이징스타상을 받은 선수가 V리그까지 활약을 이어간 사례도 별로 없습니다.

 

이준협은 기본적으로 세트(토스) 높이가 낮은 편이라 이를 보완하지 못하면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좋은 '백업'은 될 수 있어도 주전을 맡기기에는 2% 아쉽다는 뜻입니다.

 

필리브 플랑 현대캐피탈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전 감독이 리빌딩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두광에게 쿠데타를 당해 지휘봉을 빼앗긴 상황에서도 '봄 배구' 무대를 밟았습니다.

 

현대캐피탈 수뇌부는 일본 남자 배구 대표팀을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4위까지 이끈 블랑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윈 나우'를 선언한 상황.

 

블랑 체제는 일단 컵대회 우승으로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기세를 V리그 때까지 이어가려면 역시 세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원래 차영석(30·미들 블로커)과 OK저축은행 세터 곽명우(33)를 맞바꾸려 했지만 곽명우 개인사로 트레이드가 무산된 상황.

 

그러니 조만간 트레이드 소식이 들리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_-)/

 

현대캐피탈은 결국 차영석, 이현승을 KB손해보험에 보내는 대신 황승빈(32)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30일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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