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전인지(22·하이트진로·사진)가 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 선수로는 38년 만에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지난달 신인상 수상자로 뽑힌 데 이어 21일(한국 시간) '베어 트로피'까지 차지한 겁니다. 전인지가 이 사진에서 들고 있는 베어(vare) 트로피는 그해 최저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받는 상입니다. 


전인지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두 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냈습니다. 전인지는 이로써 LPGA 데뷔 첫 해였던 올해를 18홀 평균 69.583타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이 부분 2위를 차지한 리디아 고(19·뉴질랜드)하고는 0.013타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두 선수는 이날 같은 조에서 경기를 벌였습니다. 승부가 갈린 건 마지막 18번홀이었습니다. 리디아 고가 먼저 파를 기록하면서 11언더파 277타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전인지는 두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인 상태. 전인지가 버디 퍼트에 성공하는 순간 베어 트로피 수상자가 바뀌었습니다. 


전인지는 경기 후 "트로피를 결정하는 퍼트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재학 시절 수학 영재였던 걸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 답변. 하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숫자는 잊고 지내려 한다. 타수를 의식하지 않겠다. 이런 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던 걸 감안하면 거짓말은 아닐지 모릅니다.


전인지는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얻었습니다. 시즌 초반 꾸준히 성적을 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죠. 그러다 9월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사실상 신인상 경쟁을 끝냈습니다. 우승 당시 전인지는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이었습니다.


전인지 이전에 신인 선수가 2관왕 이상을 차지한 건 1978년 낸시 로페즈(59·미국)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해 9승을 거둔 로페즈는 신인상,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AP에서 발표하는 1978년 올해의 여자 선수 역시 로페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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