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더 라스트 댄스 포스터'. ESPN 홈페이지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는 예상대로 대박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57)이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에서 보낸 마지막 1997~1998 시즌을 다룬 이 ESPN 다큐멘터리는 에피소드마다 평균 610만 명이 넘는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체 10회 중 2회를 방영했을 뿐인데도 이미 ESPN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은 다큐멘터리가 됐습니다.



ESPN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던 건 NBA 엔터테인먼트 촬영진이 그 시즌 내내 조던을 비롯한 시카고 선수단을 따라다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제이슨 헤이르 감독은 "만약 이런 영상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이 동영상이 비공개 상태로 남아 있었고 ESPN은 22년 만에 이를 세상 밖으로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동아일보DB


NBA 커리어 내내 '조던 따라하기에 바쁘다'는 평가를 받기 바빴던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가 이 영상을 봤다면 엄청 부러워하지 않았을까요?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나는 제2의 조던이 아니라 그저 브라이언트일 뿐"이라는 자세를 유지했을 확률이 적지 않습니다.


자기도 이런 영상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ESPN은 2015~2016 시즌에도 촬영진이 달라 붙어 라커룸, 연습장, 구단 전세기 등을 가리지 않고 브라이언트의 일거수일투족을 영상으로 담아 놓았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에서만 20년을 뛰었으며 이 시즌이 끝난 뒤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커리어 마지막 경기를 끝낸 뒤 은퇴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 로스앤젤레스(LA)=로이터 뉴스1


존 블랙 전 레이커스 홍보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리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상팀이 최대한 브라이언트를 근접 촬영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 때로는 그 이상을 허락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모든 이들이 이 촬영을 반겼던 건 아닙니다.


팀 성적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레이커스는 17승 65패(승률 .207)로 서부 콘퍼런스 최하위에 그쳤습니다.


레이커스 팀 역사상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한 게 바로 2015~2016 시즌이었습니다.


당시 레이커스 백업 센터로 뛰었던 로버트 사크레(31)는 "팀이 이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일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어야 하는 게 힘이 들었다"면서 "진짜 시즌을 치르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베일에 가려 있던 조던 영상과 달리 코비 영상은 이미 편집 단계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조던이 이번에 그랬던 것처럼 브라이언트 역시 은퇴 이후 이 영상 편집에 깊게 관여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가 올 1월 헬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언제 방영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ESPN은 "앞으로 계획이 불확실해진 건 맞다. 그러나 이 영상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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