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때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프로야구 팬들. 동아일보DB


역시 남의 떡은 커보이게 마련인가 봅니다.


미국 NBC 스포츠는 24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가 젊은 팬을 모으고 싶다면 한국 프로야구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메이저리그는 전체적으로 아주 점잖고 신사적이라 젊은 팬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다는 게 이 방송사 평가.


반면 한국 프로야구는 미국프로농구(NBA)처럼 역동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NBA는 미국에서 젊은 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리그입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7~2018년 기준으로 18~34세 시청률이 14% 오르면서 전체적인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미국 젊은 세대에게 NBA가 인기를 얻은 비결은 물론 '쇼맨십' 덕분입니다.


Kids across the country grew up shrugging like Michael Jordan or pumping their arms and pounding their chests like LeBron James. 


They take deep dives into YouTube, watching the most devastating dunks of all time – the more embarrassing for the defender, the better.


NC 모창민의 '빠던. NC 제공


같은 이유로 NBC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제일 주목한 것 역시 '배트 플립' 그러니까 '빠던'이었습니다.


The rate at which KBO bat flips have spread through Twitter speaks to a hunger for showboating among young baseball fans. Why not embrace it?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 역시 갈수록 젊은 층, 적어도 20대에게는 매력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아래는 한국갤럽에서 해마다 내놓는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조사' 올해 결과에서 가져온 것.


관심도를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상에서는 대체로 작년보다 상승했지만, 20대에서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20대 남성의 국내 프로야구 관심도는 2015년 49%였으나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35% 안팎에 머물며, 20대 여성은 2015년 36%에서 올해 14%까지 점진 하락했다.


이 점에서는 역시 옛날 조사 결과지만 2016년 나온 서울대 박사 학위 논문 한편에 주목할 만합니다.



그러니까 한국 프로야구는 게임에 시청자를 잃어버리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메이저리그 구장보다는 한국 프로야구 구장이 훨씬 재미있는 공간입니다.


실제로 한국스포츠학회지 지난해 여름호에 실린 논문을 보면 '야구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유희적 요소'는 팬들이 야구장을 찾게 하는 두 번째로 중요한 감정입니다.



그저 야구장 바깥에 더 재미있는 게 많을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관중을 받을 수 없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일지 모릅니다.


사회·경제학적 변수들의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처를 강구하고, 야구팬들의 새로운 트랜드를 정확히 분석하여 수요에 부합하는 야구팬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니까요.



그러러면 역시 선수들 인식 변화가 중요합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서 8일 내놓은 '2019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 가운데 야구 팬이 선수 참여 이벤트를 원하는 비율(32.3%)이 제일 높았습니다.



그러니까 NBA가 성공한 이유 그리고 미국 언론에서 한국 프로야구를 보는 시선은 프로 스포츠는 결국 '쇼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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