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100 달러 지폐 패턴을 덧씌운 야구 유니폼 일러스트레이션


여러모로 볼 때 올해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에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가 된 게 사실.


앞으로도 경기 숫자 = 연봉을 놓고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동조합 사이에 몇 차례 더 '핑퐁'이 오가야 확실히 결론이 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핑퐁을 주고 받는 와중에 메이저리그 사무국 그러니까 구단주 쪽에서 재미있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일단 올해와 내년 시즌에 한해 유니폼에 광고를 부착하자는 제안이 나온 겁니다.



메이저리그에서 9년 동안 선수로 활약한 트레버 플루프(34)가 쓴 것처럼 유니폼에 광고를 부착한다는 건 메이저리그는 물론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아이디어입니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야구) 가운데 현재 유니폼에 광고를 부착하는 건 미국프로농구(NBA)뿐입니다.


NBA도 2017~2018 시즌이 되어서야 유니폼 광고를 허용했을 정도입니다.


그마저 세 시즌 동안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이번 시즌까지는 시범 운영 기간입니다.


왼쪽 가슴에 제너럴 일렉트릭 광고 패치를 부착한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유니폼 


메이저리그도 공식 규칙에 아예 유니폼에 광고를 부착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No part of the uniform shall include patches or designs relating to commercial advertisements.

─ OFFICIAL BASEBALL RUELS 3.03(j)


사실 이 규정을 번역한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 3.03(h)에도 같은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유니폼의 어떤 부분에도 상업광고에 관련된 휘장이나 도안물을 붙여서는 안 된다.


대신 이 규정은 다음과 같은 예외 인정 문구로 이어집니다.


단, 유니폼의 상의 소매 양쪽에 한해 60㎠ 이내의 광고를 허용한다.


그래서 한국 프로야구 유니폼은 '살아 움직이는 광고판'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 유니폼에 광고가 한 번도 붙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일본 도쿄(東京)처럼 해외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를 때는 '예외적으로' 유니폼 광고를 허용해 왔습니다.


지난해 런던 시리즈 때도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선수단은 유니폼 소매와 헬멧에 광고를 붙이고 경기를 뛰었습니다.


광고를 부착한 헬멧을 쓰고 유니폼을 입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런던=로이터 뉴스1


이렇게 해외 경기 때 유니폼 광고를 허용하는 건 '특별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평소에는 기본 수입만으로 팀을 운영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 괜히 광고를 붙여서 팬들 충성도를 시험에 빠뜨리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반면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관중 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유니폼 광고 이야기가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사실 메이저리그 이번 시즌부터 유니폼 제조사(나이키) 로고는 유니폼에 부착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오른쪽 가슴에 나이키 로고를 부착한 메이저리그 보스턴 유니폼


나이키에서 이 권리를 따내는 데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넘게 썼다는 게 현지 언론 분석입니다.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스우시·swoosh = 나이키 로고를 메이저리그 유니폼에 부착하는 권리가 아니라 유니폼을 독점 공급하는 권리입니다.)


계약 기간이 10년이니까 1년에 1억 달러 그러니까 한 구단에 약 300만 달러 정도 돌아가는 셈입니다.


유니폼 공급권 없이 광고만 받으면 당연히 이보다는 금액이 올라갈 겁니다.


그렇다고 수십 배가 뛰지는 않을 테니 메이저리그 역시 NBA(연 평균 700만 달러)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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