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 스포츠 리그에서는 보통 '개근상'을 타면 시즌 최다 출전 기록도 세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프로야구는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니까 144경기에 출전하면 최다 출전 기록 선수가 되는 겁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팀당 60경기만 치릅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60경기보다 더 많이 출전하는 선수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전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상태로 말입니다.


트레이드 마감일 애리조나에서 마이애미로 이적하게 된 스탈링 마르테. 샌프란시스코=로이터 뉴스1


후보는 애리조나에서 뛰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31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스탈링 마르테(31).


마르테는 애리조나가 치른 35경기 경기 가운데 33경기에 출전한 뒤 마이애미로 건너가게 됐습니다.


시즌 막을 올리자마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마이애미는 이날까지 30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


따라서 마르테가 마이애미에서 전 경기에 나선다고 하면 63경기 출전 기록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1871년부터 메이저리그 기록을 담고 있는 '라만 베이스볼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일은 총 세 차례 나왔습니다.


박찬호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시절 득점에 성공한 뒤 팀 동료 토드 질(27번)로부터 축하를 받는 장면. 동아일보DB


가장 최근 사례는 '메이저리그 올드팬'에게 '박찬호 도우미'로 친숙한 토드 질(55).


질은 1996년 필라델피아에서 134경기를 소화한 뒤 볼티모어로 팀을 옮겨 29경기에 나섰습니다.


당시 팀당 경기 숫자(162경기)보다 한 경기 많은 163경기에 출전한 것.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윌리 몬타네스(72)도 197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60경기, 애틀랜타에서 103경기를 뛰면서 163경기를 소화했습니다. 


역시 당시 팀당 경기 숫자(162경기)보다 한 경기 많은 기록입니다.


한 시즌 팀 경기 숫자보다 두 경기를 더 소화한 프랭크 타바레스. 브루스 베넷 스튜디오


첫 사례는 1979년을 피츠버그(11경기)와 뉴욕 메츠(153경기)에서 보낸 프랭크 타바레스(71)였습니다.


네, 제대로 계산하기 게 맞습니다. 타바레스는 164경기에 나서 팀당 경기 숫자(162경기)보다 두 경기를 더 뛰었습니다.


예전에는 메이저리그도 일몰(日沒) 등으로 더는 경기를 진행할 수 없을 때 일단 그 게임을 무승부로 처리한 뒤 다시 일정을 잡아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이럴 때 팀은 경기를 치르지 않은 것으로 처리했지만 선수 기록은 인정했기 때문에 총 327명이 팀 경기 숫자보다 개인 출전 기록이 더 많습니다.


쌍방울 시절 김실 전 KIA 코치. 동아일보DB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재일교포 3세였던 김실(53) 전 KIA 코치가 이런 기록을 남긴 유일한 인물입니다.


김 전 코치는 1998년 쌍방울에서 81경기에 출전한 뒤 OB(현 두산)로 트레이드 된 다음 다시 46경기를 소화해 총 127경기를 뛰었습니다.


당시 한국 프로야구 팀당 경기 숫자(126경기)보다 한 경기 많은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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