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미국 테네시주 머프리즈버러에 살고 있던 랜던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자기 메이저리그 응원팀 샌디에이고 경기를 '직관'하는 것.

 

아버지는 "열 번째 생일 선물로 꼭 샌디에이고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침 샌디에이고가 집에서 차로 세 시간 반 떨어진 애틀랜타에서 방문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열심히 차를 몰아 트루이스트파크에 도착했지만 내리는 비까지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이날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됐습니다.  

 

우천순연 결정 후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는 다루빗슈 유.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 홈페이지

그때 '우리의 호프' 다루빗슈 유(ダルビッシュ有·35)가 등장합니다.

 

다루빗슈는 곧바로 구장을 떠나는 대신 관중석으로 다가가 사인을 시작했습니다.

 

랜던 역시 자기가 가져간 공에 사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천순연 소식을 접하고 어머니는 아들이 실망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반대 상황이었습니다.

 

랜던은 "비가 오지 않았다면 다루빗슈에게 사인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들떠있었습니다.

 

이에 어머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루빗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러자 다루빗슈는 "부모님이 야구장에 데려가 줄 거라는 약속에 몇 달을 기다린 아이가 있을지 모르는데 나는 아주 작은 일을 한 것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루빗슈는 자신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인물이 애틀랜타 소년 팬 어머니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이 소년이 샌디에이고 팬인 걸 알게 되자 더 큰 선물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이 소년을 샌디에이고로 초대하기로 결정한 것.

 

물론 비행깃삯과 호텔비, 야구장 티켓값은 전부 다루빗슈가 부담했습니다.

 

 

트위터로 이 소식을 전한 애니 헤일브룬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 기자에 따르면 랜던은 경기 전 더그아웃을 찾아 직접 다루빗슈와 만났습니다.

 

다루빗슈는 자기가 사인한 글러브와 운동화 그리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가 사인한 저지를 랜던에게 선물로 건넸습니다.

 

이에 대해 다루빗슈는 "경기를 못 보게 된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아이가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를 떠올려 봤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모두가 다 아는 걸 왜 우리 프로 선수들만 모르는 것 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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