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7년 만에 보스턴을 떠나게 된 크리스 세일. 보스턴 제공

보스턴이 결국 '떨이 마감 세일'을 선택했습니다.

 

크리스 세일(34)을 애틀랜타로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던 세일도 (양심은 남아 있었는지) 이 트레이드를 받아들였습니다.

 

ESPN 등 미국 현지 매체는 두 구단이 일대일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습니다.

 

보스턴이 세일을 보내는 대가로 받아오는 선수는 내야수 본 그리섬(22)입니다.

 

2017년 보스턴 스프링캠프 당시 크리스 세일. 보스턴글로브 홈페이지

세일은 2016년 12월 6일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당시 세일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7년 동안 뛰면서 74승(50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세일은 2017년 21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면서 17승 8패 평균자책점 2.90에 탈삼진 308개를 기록했습니다.

 

페드로 마르테니스(52)가 1999년 삼진 313개를 잡아낸 뒤로 탈삼진이 가장 많은 보스턴 투수가 바로 세일이었습니다.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한 시즌에 삼진 300개 이상을 잡아낸 투수는 이 둘뿐입니다.

 

2018년 월드시리즈 마지막 아웃. MLB.tv 중계화면 캡처

2018년에도 부상으로 158이닝밖에 먹지 못한 가운데도 평균자책점(2.11) 자체는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다른 모든 걸 떠나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직접 확정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자기 몫을 다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보스턴은 2019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세일과 총액 1억4500만 달러(현재 약 1912억 원)에 5년 연장 계약을 맺었습니다.

 

세일은 그해 8월 13일 경기에서 MLB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통산 2000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그러고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2020년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 중인 크리스 세일. 보스턴글로브 홈페이지

세일은 2020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그러니까 토미 존 수술을 받기로 합니다.

 

이 수술로 2020년을 통째로 날린 세일은 2021년 8월 14일 복귀한 뒤 42와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52개를 잡으면서 건재함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2022년에만 갈비뼈, 왼쪽 새끼손가락, 오른쪽 손목이 부러지면서 두 경기밖에 던지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20경기에서 102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6승 5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연장 계약 조건을 적용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4년간 총 15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한 겁니다.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모습이 된 9월 27일 볼티모어 방문 경기 당시 크리스 세일. 볼티모어=로이터 뉴스1

2020년부터 5년 계약이라 보스턴은 내년에도 세일에게 연봉 2750만 달러를 줘야 했습니다.

 

보스턴은 세일이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이 중 1700만 달러(61.8%)를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다른 선수라면 '차라리 그냥 안고 가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한 조건이지만 그건 세일에게도 못 할 짓이 될 겁니다.

 

세일은 이 1700만 달러를 포함해 보스턴에서 6년간 1억4650만 달러를 받는 대가로 46승 30패 평균자책점 3.27을 남겼습니다.

 

애틀랜타 가는 길에 또 다치지 말고 조심히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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