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브레이커' 테오 엡스타인(51) 전 메이저리그 보스턴 단장이 다시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 일원이 됩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FSG가 지주회사고 ㈜보스턴레드삭스가 자회사입니다.
FSG는 보스턴 외에도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 팀 피츠버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 리버풀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모(私募) 펀드 '아크토스 스포츠 파트너스'가 FSG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FYI로 말씀드리면 아크토스 스포츠는 지난해 파리 생제르맹(PSG) 지분을 인수한 그 회사 맞습니다.
엡스타인 전 단장은 이 아크토스 스포츠에 초빙 기업가(EIR·Executive In Residence)로 합류했습니다.
그러면서 FSG를 통해 보스턴 구단과도 인연이 이어지게 된 겁니다.
FSG는 엡스타인 전 단장이 수석 고문을 맡게 됐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엡스타인 전 단장은 "FSG로 돌아오게 돼 설렌다"면서 "내 인생에 큰 의미가 있는 사람들과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한 사람으로 FSG의 성장을 돕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예일대 졸업생인 엡스타인 전 단장은 볼티모어와 샌디에이고를 거쳐 스물여덟 살이던 2002년 보스턴 단장이 됐습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연소 단장 타이틀을 얻은 그는 2004년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면서 86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를 끊어냈습니다.
이어 2007년 보스턴에 또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긴 뒤 2011년을 마지막으로 시카고 컵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는 사장 취임 5년 차인 2016년 컵스마저 메이저리그 챔피언으로 만들면서 108년 묵은 '염소의 저주'까지 풀어냈습니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염소의 저주는 '컵스는 월드시리즈에 못 간다'는 내용이라 월드시리즈 진출만으로도 이 저주를 깨뜨린 셈이 됩니다.
엡스타인 전 단장은 계약 기간을 1년 남겨 놓고 있던 2020년 컵스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 뒤 보스턴 글로브 인터뷰를 통해 "나처럼 팀과 개인의 성적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분석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 경영인들이 야구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훼손한 측면이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구단에 매어 있는 몸이 아니니 야구를 되살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엡스타인 전 단장은 실제로 메이저리그 사무국 자문위원을 맡아 피치 클록 도입 같은 규칙 변화에 앞장섰습니다.
미래는 모르는 일지만, 보스턴 팬 한 사람으로서, 일단 복귀를 환영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