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송진우의 100승 제물은 현대였다. 그래서 200승만큼은 현대와 대결하기 전에 달성하길 바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외나무 다리에서 다시 만났고, 5회에 2점을 내줄 때만 해도 200승 역시 현대를 상대로 달성하게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6회에 곧바로 두 점을 따라간 장면은 확실히 유니콘스 다운 모습이었다.

지난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그제 경기에서 유한준은 번트 파울 두 개를 기록하며 작전 수행에 문제를 드러냈다. 게다가 두 점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퀴즈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스퀴즈 플레이가 나왔고, 일단 한점을 따라가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이택근이 때린 블루퍼가 고동진 앞에 떨어지며 동점을 이끌어 냈다.

7회에는 운이 따랐다. 이숭용이 때린 파울 타구를 한화 좌익수 김수연이 놓쳐 버린 것이 첫번째 운이었다. 결국 13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선두 타자 볼넷을 얻어냈다. 행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한규가 때린 타구는 병살로 연결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2루심 입채섭은 유격수 김민재의 발이 베이스에 닿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이닝이 끝나야 했을 상황이 2사 2/3루가 됐고, 결국 송지만이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심적으로 부담을 느낀 송진우의 빠른 승부를 송지만이 놓치지 않고 받아친 것이다.

사실 최근에는 송지만이 꽤 쏠쏠한 방망이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두산과의 경기에서 휴식을 취한 것이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다시 라인업에 돌아온 이후 최근 5경기 타격 라인이 .333/.429/.778나 된다. 홈런과 2루타를 각각 2개씩 때려냈고, 득점(5)보다 타점(6)이 많은 것도 이번 시즌 송지만의 모습을 생각하자면 확실히 고무적이다. 시즌 종료까지 이런 모드를 유지해 준다면, 정말 최악의 한 시즌으로 기억될 '06 시즌 역시 평년 수준으로 마칠 수 있게 될 것도 같다.

결국 한화를 0.5 게임 차이로 제치고 다시 2위에 복귀했다. 내일은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라 김백만을 상대한다. 손승락이 마운드에서 5이닝 이상만 버텨준다면 해볼 만한 상대라는 생각이다. 몇 차례 이야기했던 것처럼 현대는 한화와 2위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2위 지키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분명 전력적으로는 한화에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고 광주로 내려가야만 한다. 이번 주에 확실하게 2위 자리를 굳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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