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오늘 현재까지 송지만은 .244/.322/.344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 FA 계약이 확실히 후회스러운 수준이다. 송지만이 보여주고 있는 .100의 IsoP는 확실히 이전에 보여주던 거포 이미지와는 차이가 크다. 파워가 사라진 송지만은 확실히 매력이 떨어진다.

송지만의 타격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초구 공략을 누구보다 좋아한다는 점이다. 지난 해 초구 공략률 43.9%가 이를 증명한다. 이번 시즌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 거의 매타석 초구에 방망이가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응원석에서는 성경의 10계명을 이용한 소리도 들린다. "집사여, 남의 초구를 탐하지 말라."

하지만 초구를 때린 결과를 살펴 보면, 지난 해와 올해는 차이가 꽤 난다. 초구를 인플레이시킨 경우 지난해에는 GPA .420의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는 타율 .309에 장타율 역시 .382밖에 되지 않는다. GPA로 환산했을 때 .235밖에 되지 않는 기록이다. 올해는 굳이 초구를 때려서 이득을 보는 게 없는데도 자꾸 초구를 때린다는 얘기다.

물론 전체적인 타격 부진으로 지난 해와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공을 넉넉하게 보지 않고 무턱대고 덤벼서는 좋은 타격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 실제로 6구까지 기다렸을 때 .286/.459/.464로 가장 좋은 타격을 선보인다. 초구에 볼넷을 얻어낼 수는 없기 때문에 출루율에서 이득을 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178의 IsoP로 파워가 상승했다는 점은 확실히 주목할 만한 점이다. 어차피  .078의 IsoD는 무난한 수준이라고 보자면, 파워를 위해서라도 좀더 공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순 역시 여전히 마찬가지로 문제다. 1번 타자로 .319/.405/.507은 확실히 칭찬받아 마땅한 기록이다. 그런데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3번 타자로서는 .208/.278/.262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이적 이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스텔스 모드'가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기용되고 있는 타순은 2번으로서도 .200/.265/.289밖에 안 된다. 물론 타순이 진짜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가는 미지수지만, 결국 1번으로밖에 기용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중심 타자로서의 심리적 압박? 아니면 FA 계약후에 찾아오는 정식적 해이? 그 어떤 것이 원인이든간에 송지만은 확실히 골칫거리다. 문제는 그가 이렇게 부진한데도, 2군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가능성을 보여준 유한준에게도 기회를 줄 수가 없다는 점이다. 확실히 뭔가 대책이 필요한 송지만이다.

  • 서튼은 7월 들어 .341/.451/.634로 작년에 보여주었던 모습을 되찾았다. 겨우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8월 들어서도 .333/.500/.500이다. 이 즈음 되면 이제 안심해도 좋은 모양이다. 최근 유니콘스 공격에서 가장 아쉬운 건 지나치게 잔루가 많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방을 날려줄 해결사가 확실히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서튼의 부활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 물론 유격수가 벤치의 사인을 받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건 보기 드문 풍경은 아니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차화준이라면 좀 반갑다. 무리 없이 야수들에게 사인을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이야기가 될 테니 말이다. 어제 경기에서도 2루를 넘어가는 타구를 멋지게 잡아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기회만 좀더 주어지만, 확실히 수비 범위 면에서는 서한규보다 차화준이 낫다.

  • 서튼이 삭발한 모습으로 구장에 나타나 많은 팬들을 의아하게 했다. 야구가 생각처럼 잘 안 되어서 그랬나 보다 하는 평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왜 머리를 밀었냐고 묻는 현대 아줌마의 질문에 대한 서튼의 답변이 가관이다. 한국말로 "덥다." 정말 재미있는 서튼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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