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지난 시간에 우리는 리그 평균을 기준으로 투수를 네 그룹으로 나눴다. '맞혀 잡는' 투수는 탈삼진이 적고 범타 처리 비율이 높은 선수였다.

삼진이 적다는 건 타자가 공을 때릴 기회(BIP)를 그만큼 많이 준다('맞혀')는 뜻이고, 범타 처리 비율이 높다는 것은 타자가 공을 때려도 아웃으로 처리되고 만다('잡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맞혀 잡는' 투수들은 다른 그룹에 속하는 선수와 비교할 때 어떤 특징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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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신 분들을 위해 밝히면 '맞혀 잡는' 투수들은 D 그룹이다. '특급 투수'들은 A그룹. B그룹은 삼진은 많지만 범타 처리에는 그리 능하지 못한 선수들, C그룹은 두 기록 모두 평균 이하인 선수들이다.

과연 맞혀 잡는 투수들, 그러니까 D그룹 투수들은 어떤 특징을 보일까? 맞혀 잡는다는 것은 삼진을 포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 '맞혀 잡는' 투구는 투구수를 줄인다?

야구팬들이 맞혀 잡는 투수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구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때문. 실제로 네 그룹을 비교해 보면 맞혀 잡는 투수들 투구수가 가장 적다.

하지만 사람들의 통념만큼은 아니다. 맞혀 잡는 투수들은 한 이닝에 평균 15.6개를 던졌다. A 그룹은 15.8개. 0.2개 차이다.

범타 처리율이 떨어지는 B, C 그룹과도 큰 차이가 없다. 삼진이 적은 C그룹은 16.1개, B그룹은 16.2개다.

조사 표본에 포함한 투수 1079명은 한 시즌 평균 130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닝당 0.1개를 더 던진다면 한 시즌에 13개를 더 던지는 셈이다. 0.2개 차이가 난다고 해도 26개밖에 안 된다. 투구수를 교체 기준으로 삼는다면 1시즌에 1~2이닝 정도 차이밖에 되지 않는 셈.

사람들은 삼진이 투구수를 늘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최근 2년간 삼진을 잡으려면 투구수 4.9개가 필요했다. 범타는 3.4개였다.

그러나 낫아웃을 감안해도 삼진은 99.9% 아웃이다. 한 이닝은 아웃 카운트 세 개면 끝이 난다. 만약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운다면 투수는 평균 14.7개만 던지면 된다.

타자가 공을 때리면 아웃 처리 확률은 71.5%로 줄어든다. 한 이닝을 끝마치려면 28.5% 많은 타자를 상대해야만 한다. 상대 타자가 늘수록 투구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맞혀 잡는 투수가 투구수가 적다는 건 그리 의미 있는 진술은 아니다. 투구수 조절이 필수인 선발 투수라고 해서 맞혀 잡는 투구를 선호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맞혀 '잡을' 경우에 그렇다는 뜻이다. 삼진 능력이 비슷한 A(15.8)와 B(16.2), C(16.1)와 D(15.6)를 각각 비교해 보면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약 0.4~0.5개 정도 차이가 난다. 삼진보다는 확실히 이쪽이 차이가 크다.

이유는 단순하다. 범타 처리율은 타구가 아웃으로 처리되는 비율이다. 이 수치가 낮다는 건 그만큼 많은 안타를 얻어맞는다는 뜻이다. 안타를 맞은 투수는 새로운 타자와 계속 상대해야 한다.

그럼 어떤 기록이 투구수를 늘리는지도 쉽게 알 수 있을 터. 타자에게 공을 많이 던지고도 아웃 카운트 하나 빼앗지 못하는 투구, 즉 볼넷이 투구수를 늘이는 주범이다. 평균 5.6개를 던지고도 돌아오는 건 새 타자뿐다. 투구수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삼진이 많은 투수는 볼넷도 많을 거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삼진이 많은 A, B그룹은 평균 11.8타자마다 볼넷을 허용했다. C, D그룹은 평균 11.5타자마다 하나였다.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들이 근소한 차이로 볼넷을 더 적게 허용했다.


# '맞혀 잡는' 투수는 실점이 적다?

이번에는 평균자책점이다. 투구수는 투구 과정에 대한 문제다. 평균자책점은 투구 결과를 나태낸다. 맞혀 잡는 투구로 투수가 실점을 줄일 수 있을까?

평균자책점에서도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이는 것은 A그룹(3.05)이다. 삼진 비율이 높은 B그룹(3.65)이 그 뒤를 잇는다. 맞혀 잡는 투수들(3.76)이 3위, C그룹(4.32)이 최하위다. 탈삼진이 방어율을 끌어 내리는 원동력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범타 처리율을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탈삼진이 많은 A, B 두 그룹의 평균 자책점(3.26)은 C, D그룹의 기록(4.00)보다 0.74 적다. 범타 처리율을 기준으로 A와 D(3.38), B와 C그룹(4.03)의 기록역시 0.65 차이다.

그런데 탈삼진은 투수의 '능력'일까? 거꾸로 어떤 투수들은 상대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만약  둘 중 하나가 '능력'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면 그 때문에 평균 자책점이 높아진다고 해도 투수를 비난하면 안 되는 건 아닐까?

과연 어떻게 '능력'과 '능력이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을까? 야구에서 어떤 기록이 '능력'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시즌 동안 누적된 기록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승엽이 홈런 타자인 이유는 한 시즌에 홈런 56개를 때려냈기 때문이 아니다. 계속해서 홈런을 많이 때려냈기 때문이다.

또 해마다 홈런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선수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전년도 홈런 기록은 이번 시즌 홈런 기록과 70% 정도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홈런을 때리는 건 타자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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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탈삼진을 빼앗는 것도 능력이다. 전년도 탈삼진 비율과 다음 시즌 탈삼진 비율 상관관계 역시 70%가 넘어가기 때문. 탈삼진 능력이 좋아지면면 평균자책점도 끌어내릴 수 있다.

반면 범타 처리율의 상관관계는 17% 정도다. 이전 시즌 범타 처리율이 좋았다고 올해도 그러리라는 보장을 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렇게 들쑥날쑥한 기록을 '능력'이라고 부르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우리는 몇 년간 계속해서 맞혀 잡는 투구를 선보인 투수들도 알고 있다. '힘을 빼는' 투구법을 터득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린 투수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맞혀 잡는' 투구를 능력이 아니라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일까?

다음 시간에 다룰 실제 투수들 기록이 해답을 알려줄 것이다.


※ 요약

•  맞혀 잡는 투구를 한다고 투구수를 줄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삼진이 투구수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투구수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볼넷이다. 삼진이 많다고 볼넷이 많은 것도 아니다.

•  삼진이 많은 투수가 맞혀 잡는 투수보다 점수를 더 적게 내준다. 하지만 범타처리율도 실점에 큰 영향을 끼친다. 관건은 범타 처리라는 것이 능력이냐 그렇지 못하냐 하는 것이다.



댓글, 16

  •  댓글  수정/삭제 야구는
    2007.09.02 14:45

    9명 모두가 하는 게임이죠. 맞혀 잡는다는 건 팀을 믿는다는 것이죠. 투구수 문제는 과학적으로 다가서려는 스포츠계의 전형적인 오류라고 봐 집니다. 당연히 맞춰잡으려면 유도구를 던진 다음에 승부구를 던져서 주자를 아웃시키는 전법이고, 삼진은 상대를 얕잡아보고 넌 내공 못 받아 하면서 강하게 던지는 공이죠. 전자가 책략자라면 후자는 독불장군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왜 맞혀잡기를 좋아하는가? 물론 과학적 오류도 있지만 유도구는 사력을 다해서 던지는게 아니죠. 곧 같은 공을 던져도 유도구에 hp 100이 닳는다면 승부구는 hp 500이 닳는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더 좋을 듯. 공 하나하나가 같은 질을 가진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마다 투수의 의지가 다르게 담겨있는 것이죠. 삼진에 열광하는 야구팬보다 더블플레이에 열광하는 야구팬이 더 많은 것을 감안하면... 글쓴분께선 너무 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하신 것이 딱 보여집니다. 야구는 같이하는것이지 투수 혼자 하는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야구는 9이닝이라는 틀이 존재하기때문에 점수 카운트를 일부러 조작해서 상대를 압박하는 머리싸움도 가능합니다. 점수 잃는다는 것이 너무 나쁜것은 아니죠. 일부러 점수준 다음 쫓아가면서 상대팀에 점수나 잘 지켜라 라고 압력을 주면 상대팀은 저절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  수정/삭제 kini
      2007.09.02 14:58 신고

      좋은 의견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타자가 유도구를 때려내면 어떻게 하죠? 그리고 투수의 의지만으로 '맞혀 잡는' 게 가능한 투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또 야수를 믿는다는 것과 투수의 '능력'이라는 것은 다른 문제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라면 일부러 점수를 주면서 쫓아갈 정도의 팀이라면, 선취점부터 빨리 뽑고 한참 앞서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  댓글  수정/삭제 Cuchulainn
    2007.09.02 15:26

    1. 범타라고 다 같은 범타가 아닙니다만.
    우선, 투수의 G/F 비율은 이런데 써먹으라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같은 F 비율이 높은 투수라고 해도, 공이 묵직해서 때리면 빗맞는 투수가 있는가 하면, 구속이 상당해도 공이 가벼워서 일단 맞으면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이건 그 투수의 vs. OPS를 확인해보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삼진을 잘 잡는 투수라고 해서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라는 이야긴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Greg Maddux는 그럼 어떤 투수가 되나요? 제가 아는 매덕스는 입신의 경지에 달한 제구력을 기반으로 한, 유도구처럼 보이는 승부구, 그리고 승부구처럼 보이는 유도구로, 철저히 제구력에 의해 삼진을 잡는 투수거든요?

    3. 야구는 이미 통계로 상당부분 이상을 분석/예측하는게 가능한 스포츠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공/수 양면 전부 통계 분석이 가능합니다.)

    •  수정/삭제 kini
      2007.09.02 15:47 신고

      1. 투수의 vs. OPS라는 것에 이미 범타 처리 비율이 반영돼 있습니다. 평범한 땅볼을 야수가 늦게 따라가서 안타가 되면 피안타율이 올라가고, 파울 라인 안쪽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2루타성 타구를 야수가 잡으면 장타 허용율이 떨어지니까요.

      결론부터 말하는 것 같아 이상하지만 타구의 '질'에 따라 기대 점수라는 것이 달라집니다.

      Line drives: .464
      Walks/HBP: .356
      Flyballs: .212
      Groundballs: -.069
      Strikeouts: -.264

      플라이볼이 +의 가중치를 갖는 것은 지적해주신 대로 '홈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홈런이라는 것은 야수가 어쩔 수 없는 기록이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외야' 플라이볼이 아웃으로 처리될 확률과 땅볼이 아웃으로 처리될 확률은 모두 75% 정도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2. 제 글에 삼진을 잘 잡는다 = 강속구를 뿌린다는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구력에 관한 이야기 역시 꺼내지 않았습니다. 매덕스의 투구 패턴에 관해서는 http://kini.tistory.com/237 여기에 언급한 바 있습니다.

      3. 하지만 우리가 공격에 관해 알고 있는 게 90% 정도라면 아직 수비에 관해서는 그리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  수정/삭제 손윤
      2007.09.02 16:05

      Cuchulainn님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렉 매덕스와 관련해서 제구력의 아티스트니 뭐니 하는 말로 인해 상당한 오해를 받고 있지만, 매덕스가 삼진을 많이 잡아내던 전성기 시절에는 최대 97마일 - 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 의 무시무시한 포심을 뿌리던 흔히들 말하는 강속구 투수 중의 한명이었습니다. 그 시절에도 제구력 자체야 원체 좋았던 선수이지만 ... 매덕스가 철저한 제구력으로 삼진을 잡아낸다는 말은 전성기가 지난 후로 최근에는 그렇게 많은 수의 삼진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구속이 삼진을 기록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kini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수비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수비와 관련된 스탯 - 필드링이나 ZR 등에는 절대적인 결함들이 있습니다.

      어쨌던 사실 개인적으로 맞춰잡는 투수와 삼진을 잡는 투수라는 구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투수의 주무기의 구종 - 볼의 회전에 따라서 플라이볼 피쳐와 땅볼 피쳐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장호연의 말이 지나치게 신화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글과 약간의 연관이 있지만,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나는데 ... 쩝 ... 시간이 되는 대로 번역해서 트랙백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  수정/삭제 kini
      2007.09.02 16:13 신고

      손윤 님 말씀이랑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데, 저는 사실 '제구력'이 절대적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과연 포수 미트를 기준으로 어느 정도 오차를 보여야 '핀포인트'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것 역시 같은 말씀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한 박자 빨리 타이밍을 빼앗느냐 아니면 한박자 늦게 빼앗느냐 하는 차이에 따라 그라운드볼 투수와 플라이볼 투수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모두 객관적인 근거를 대라면 자신이 없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

  •  댓글  수정/삭제 Anakin
    2007.09.02 17:02

    저번 글에 단 댓글을 재탕하는거 같지만 -_-; 아무튼 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그라운드볼 투수와 플라이볼 투수를 나눌때는 타이밍보다는 구종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투심이나 싱커같은 공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들의 땅뜬비가 그렇지 않은 투수들보다 높게 나오기도 하고 땅뜬비 순위를 보면 BIPA와는 다르게 큰 차이없이 나올만한 선수들이 다 순위권에 들어있으니까요.

    타이밍을 뺏는건 주로 투구폼이나 볼배합으로 뺏는다고 생각했을때 특정 딜리버리가 땅볼을 많이 유도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아서요.

    •  수정/삭제 kini
      2007.09.02 17:18 신고

      왜 많은 땅볼은 '끌어당긴' 방향으로 나아가고, 뜬공은 '밀어 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일까? 그냥 그 생각을 하다가 한번 생각해 본 것입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비슷한 자료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어디인지 기억이 잘 -_-;

  •  댓글  수정/삭제 Cassa
    2007.09.03 00:38

    야구는님: 스포츠의 문제를 과학적/분석적으로 다가서는 것은 혁명적인 시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가치있는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야구는 이런거다 저런거다라는 식의 고정관념은 오히려 지나치게 야구해석을 단순화시켜버려 재미있는 야구의 맛을 잃게 만들죠.

    손윤님: 매덕스와 관련해서... 매덕스는 한창 젊었을 시절에도 90마일을 자주 던지는 투수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이 점은 제가 매덕스를 92년부터 보아 와서 압니다. 매덕스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더 빠르게 던지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해 왔지만 97마일을 던질 수 있다는 소문은 그런 표현들이 와전된 결과라 보여집니다. 한참 삼진을 잡던 시절에도 매덕스의 속구는 90마일을 밑돌았습니다.

    •  수정/삭제 kini
      2007.09.03 01:39 신고

      손윤 님이야 다시 이 글을 보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야구는 님은 이 블로그 주소라도 기억하고 계실지 회의스럽습니다 ㅡㅡ;

  •  댓글  수정/삭제 Cassa
    2007.09.03 00:55

    제구력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일전에 산타나가 17삼진을 잡은 경기의 게임데이를 통해 구속과 로케이션 등을 트랙해본 적이 있었는데...

    게임데이 로케이션이 정확하다고 가정할 때, 트랙해 본 로케이션의 산포도가 결코 그리 상식적으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서 흥미로웠던 적이 있습니다. 삼진을 17개나 잡아드신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타자의 약점코스 혹은 투수의 강점코스에 꽃아넣은 공이 그리 많지 않더군요. 반대로 위험코스 내지는 투수의 약점코스에 들어간 공도 많았구요.

    글고... 비록 삼진모음 하이라이트 영상에 불과했지만 삼진잡은 17개의 투구들 중 무려 12개가 캐쳐의 싸인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최소 공 4~5개 이상 벗어나더군요. 공 한 두개 차이가 아니라 4~5개 이상 차이말입니다. 안쪽 낮은볼 사인에 바깥쪽 높은공이라던지... 바깥쪽 낮은공 사인에 한가운데 공이라던지...

    하여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의 성적은 17탈삼진이었던 것을 보면... 제구력의 절대성에 대해서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분석 가능치는 않겠지만 로케이션 분포와 경기 퍼포먼스의 차이, 캐쳐 사인과 실제 로케이션 위치와 경기 퍼포먼스 차이를 분석해 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도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수정/삭제 kini
      2007.09.03 01:37 신고

      소위 '효과 구속' 이론에 입각해 조용빈 님께서 도쿄돔에서 벌어진 WBC 한일전을 기록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조용빈 님의 발견 역시 Cassa님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발견된 내용이 <스포츠 2.0>에 실린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우리 흔히 말하는 '반대 투'라는 것- 포수의 요구와 완전히 반대로 공을 던지는 것이죠. 몸쪽 낮은 데 달라면 바깥쪽 높은 데로 던진다든지 -이 모든 투수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글을 읽은 기억도 납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저는 그냥 '타자가 못 치면 잘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절대적인 제구력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말입니다.

  •  댓글  수정/삭제 Cassa
    2007.09.03 08:58

    말씀하신 반대투가 종종 사용되긴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자주 사용되지는 않을 겁니다. 가끔씩은 제구불안에서 오는 의도적이지 않은 반대투가 실력의 반대투로 평가될 때도 있을테구요..^^

    덧붙여서... 흔히들 선수들이 경기 후에 '오늘 경기에는 실투가 몇 개 있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에서 실투 개념이란 것 역시 철저히 결과적인 것 같습니다. 바깥쪽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던진 슬라이더가 20센티미터 이상 벗어났는데도 좋은 결과가 나오거나 혹은 나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그 투구는 그 선수의 머리에서 적어도 실투로 기억되지는 않겠죠. 반대로 안쪽 낮은 쪽을 찔러넣을 생각으로 던진 공이 공 한 개 높아 역전 홈런으로 연결되었다면 (세 개가 높았으면 헛스윙이 되었을수도...) 그 투수의 머리 속에 그 공 한개 차이는 결정적 실투로 자리잡게 될 겁니다.

    매덕스같은 경우 포스트게임인터뷰 할 때 이런 점을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자신이 던진 공 하나하나가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중요시하고, 또 이 점을 공연히 발언한 몇 안되는 선수 같습니다. 아마 그는 제구력의 상대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가 특별한 것이겠죠.

    •  수정/삭제 kini
      2007.09.03 11:11 신고

      제가 드린 '자연스럽다'는 표현은 자주 빈번하게 발생한다기보다 그 자체로 제구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실투 및 매덕스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 감히 책 한권 추천드리자면, http://youthbaseball.co.kr 여기 효과 속도 이론에 관한 책이 재미있을 듯 합니다.

  •  댓글  수정/삭제 HD
    2017.06.25 19:18

    오늘 어떤 인터뷰를 보고 이 글이 생각나서 다시 보러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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