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체크 스윙 자동 판정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솔트 리버 필즈 전광판. 유튜브 화면 캡처

볼 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딜런 레이(23·솔트 리버)는 왼손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체인지업을 던졌습니다.

 

타석에 있던 드류 길버트(24·스코츠데일)는 이 공을 치려다 방망이를 멈춰 세웠습니다.

 

솔트 리버 포수 안토니오 고메스(23)는 기대하던 헛스윙 콜이 들리지 않자 3루심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3루심은 스윙을 인정했고 이번에는 길버트가 헬멧을 두드려 체크 스윙 자동 판정 신청 의사를 밝혔습니다.

 

네, 체크 스윙 여부에 대해 인간이 아닌 '기계'가 어떻게 판단하는지 확인해 달라고 한 겁니다.

 

그 결과 '노 스윙' 판정이 나오면서 길버트는 볼넷으로 1루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올해 '애리조나 가을 리그(AFL)'에 체크 스윙 자동 판정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길버트가 판독을 신청한 첫 번째 선수입니다.

 

AFL은 '마이너리그 유망주 경연 대회'로 통하는 무대입니다.

 

MLB 30개 팀에서 마이너리그 선수를 7명씩 보내 6개 팀을 꾸린 뒤 리그를 진행합니다.

 

위에 스코츠데일 소속으로 나온 길버트도 원래 뉴욕 메츠 산하 AAA 팀 시러큐스에 몸담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MLB 사무국은 2019년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하는 등 AFL을 신기술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루심에게 스윙 여부를 묻고 있는 포수 마틴 말도나도(당시 LA 에인절스). 로스앤젤레스(LA)=로이터 뉴스1

무려 17년 전에 그리고 9년 전에 다시 이 블로그에 쓴 것처럼 야구 규칙 어디에도 체크 스윙 또는 하프 스윙이 무엇인지 정의한 내용은 없습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체크 스윙 = 헛스윙'이지만 미국에서는 스윙을 하려다 멈췄을 때 'he checks his swing'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따라서 체크 스윙 판독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먼저 체크 스윙이 무엇인지 정의해야 합니다.

 

MLB 사무국은 이번 사무국 때 홈플레이트에서 45도 방향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1, 3루 파울 라인과 평행한 선을 그어 놓고 이 선을 넘어가면 헛스윙을 선언하기로 한 겁니다.

 

그런 이유로 아래 이 사진은, 이 포스트 첫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노 스윙' 판정을 받았습니다.

 

애리조나 가을 리그 경기에서 나온 개럿 마틴 체크 스윙 장면.

한국 프로야구에도 염경엽 LG 감독을 비롯해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역시나 체스 스윙에 대한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는 정우영 SBS스포츠 아나운서가 이 칼럼을 통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먼저 체크 스윙을 정의하면' 그만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머리를 맞대고 정의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물론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위 사진에 나온 상황에서는 개럿 마틴(24·솔트 리버)에게 스윙을 선언하는 게 옳았다고 봅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어떤가요? 저처럼 헛스윙파이신가요? 아니면 자동 판정 결과대로 노 스윙이 맞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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