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의리'를 대표하는 회사로는 보통 한화를 꼽습니다.
다만 프로야구 팀 가운데는 한화보다 롯데가 더 의리가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석에서 쫓아낸 지도자까지 알뜰살뜰하게 챙겨주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롯데는 2016~2018년 팀 지휘봉을 잡았던 조원우(53) 전 감독을 새 시즌 수석코치로 영입했다고 5일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2023년) 롯데 수석코치는 조 감독 전임 사령탑이던 이종운(58) 전 감독이었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에 1군 감독을 수석 코치로 다시 부른 첫 사례를 남긴 것도 롯데였습니다.
주인공은 '미스터 롯데' 김용희(69) 전 감독.
1994~1998년 롯데 1군 사령탑이었던 김용희 전 감독은 삼성에서 코치와 감독을 지낸 뒤 2002년 수석 코치로 팀에 복귀했습니다.
김용희 전 감독은 2004~2006년에는 1군 수석 코치와 퓨처스리그(2군) 감독을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후 SK(현 SSG) 1군 감독을 지낸 그는 올해 다시 팀에 돌아와 2군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김용희 전 감독이 2002년 팀에 돌아오기 전까지 자신이 1군 감독을 맡았던 팀에 코칭스태프로 복귀한 지도자는 김성근(83) 전 감독 한 명뿐이었습니다.
1991, 1992년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김성근 전 감독은 2000년 1년 동안 같은 팀 2군 감독을 맡았습니다.
김용희 감독은 2002년 6월 21~23일 대구 방문 경기 때는 자신이 1군 감독을 맡았던 팀에서 감독 대행을 맡는 첫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종운 전 감독이 지난해 8월 17일 서튼(54) 당시 감독 역할을 대신하면서 프로야구 두 번째 기록을 남겼습니다.
조원우 전 감독이 어떤 이유로든 대행을 맡게 되면 프로야구 역사상 세 번째 기록이 나오게 됩니다.
롯데는 (영혼의 단짝) LG와 함께 전임 1군 감독을 1군 감독으로 다시 부르는 취미(?)가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롯데는 강병철(78) 전 감독에게 △1983~1986년 △1991~1993년 △2006, 2007년 세 차례에 걸쳐 지휘봉을 맡겼습니다.
프로야구에서 한 팀 지휘봉을 세 번 잡은 지도자는 강병철 전 감독뿐입니다.
강 감독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임기 때는 각각 팀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임기 때는… (롯데 팬 정신건강을 염려해 이하는 생략합니다.)
양상문(63) 전 감독은 롯데에서 1군 감독 → 2군 감독 → 1군 코치 → 1군 감독 코스를 밟았습니다.
2004, 2005년 1군 감독을 지낸 양상문 전 감독은 LG로 건너갔다가 2군 감독이 되어 2009년 팀에 복귀했습니다.
2010년에는 1군 투수 코치를 맡은 뒤 다시 LG로 건너갔다가 2019년 감독으로 돌아왔습니다.
현재 한화 투수 코치인 양상문 전 감독 역시 첫 번째 임기 때는 긍정적인 면모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두 번째 임기 때는…
그러니까 세상에 '롯무원'(롯데+공무원)이라는 표현이 존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