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더크 노비츠키(40·독일·사진)가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처음으로 21시즌 원팀맨(줄곧 한 팀에서만 뛴 선수)이 됐습니다. 야후 스포츠 샴스 차라니아 기자는 23일(한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노비츠키가 댈러스에서 1년간 500만 달러(약 56억7000만 원)만 받기로 하고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로써 역대 최고 파워포워드를 논할 때 좀처럼 세 손가락 바깥으로 벗어나지 않는 노비츠키는 NBA 무대에 첫 선을 보인 1998~1999 시즌 이후 계속 댈러스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사실 1998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이 '독일 병정'을 선택한 건 댈러스가 아니라 밀워키였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드 당일 댈러스에서 로버트 테일러(41)를 넘겨 주는 조건으로 팻 개러티(42)와 함께 노비츠키를 트레이드 해오면서 댈러스가 데뷔 팀이(자 마지막 팀이) 됐습니다. 


노비츠키는 지난 시즌까지 댈러스에서 1471경기를 소화하면서 역대 6위에 해당하는 3만1187점을 올렸습니다. 2006~2007 시즌에는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2010~2011 시즌에는 팀에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NBA 우승 트로피)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40) 역시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에서 데뷔해 20년 동안 레이커스에서만 뛰었기 때문에 지난 시즌까지는 노비츠키가 브라이언트가 최장 기간 원팀맨 공동 1위였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노비츠키는 '공동'을 '단독'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NBA 원팀맨 순위

※아직 계약 갱신 전인 하슬렘은 현역. 셰이스와 그리어는 팀 이름이 바뀐 필라델피아 시절 포함
 시즌  선수  팀  기간
 21  더크 노비츠키  댈러스  1998~2019
 20  코비 브라이언트  LA 레이커스  1996~2016
 19  존 스탁턴  유타  1984~2003
 팀 던컨  샌안토니오  1997~2016
 18  레지 밀러  인디애나  1987~2005
 16  존 하블리첵  보스턴  1962~1978
 마누 히노빌리  샌안토니오  2002~2018
 15  돌프 셰이스  시러큐스  1949~1964
 할 그리어  시러큐스  1958~1973
 어도니스 하슬렘  마이애미  2003~2018+

NBA 역시 비즈니스 논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노비츠키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도 원팀맨으로 남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전성기 시절 '뉴욕의 왕'으로 불리던 패트릭 유잉(58·사진 오른쪽)마저 선수 생활 말년은 시애틀과 올랜도에서 보내야 했으니 말입니다. 휴스턴에서 17시즌을 보낸 하킴 올라주원(55)이 마지막으로 입은 유니폼 앞자락에도 '토론토'라고 써 있었습니다.


댈러스 역시 노쇠한 노비츠키를 계속 안고 가는 게 성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에 시달린 게 사실. 그래도 구단은 그를 시장에 내놓지 않았고 노비츠키 역시 스스로 몸값을 낮추면서 자기 도리를 다했습니다. 그 결과 댈러스는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흑인 노비츠키가 되는 게 꿈'이라던 디안드레 조던(30)을 (이번에는 낚이지 않고) 영입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시즌이라고 노비츠키가 갑자기 회춘할 일은 없을 겁니다. 오히려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을지 모릅니다. (노비츠키는 1471 경기에 나서는 동안 1440번·97.9% 선발 출장했습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라커룸에서, 또 지역 사회에서 노비츠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책임지는 인물로 남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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